겨울 연가
“Beethoven’s Tempest Sonata mvt. 3”
– Wilhelm Kempff –
발가 벗은 앙상한 긴 겨울은 왜 이렇게 외로움으로만 다가올까?
여기 이를 잘 표현한 베토번의 템페스터
소나타 무브먼트 3 번을 빌레름 켐퍼의 흑백 연주로 소개한다.
이 가을에 미리 가 보는, 눈 덮힌 광활한
러시아 시베리아 대륙의 장엄한 겨울 연가로다.
나는 밤마다, 이 피아노 곡과 함께 베토번과 깊은 사랑에 빠진다.
마치 슈베르트의 가곡 마왕(Erlkonigh)에서,
어느 바람이 심하게 부는 한 밤에 말 달리는 아버지 품에 안긴 죽음을 눈 앞에 둔 아이가 이렇게 부르 짖는 것 같다.
“아빠, 저기 저승사자가 보이지 않나요?”
대문호 괴테의 시인 마왕을 18세의 어린 슈베르트가 작곡하여 발표하였다. 밤과 죽음, 그리고 외로움을 노래한 베토번과 슈베르트의 겨울 연가는 마치 자신들의 운명을 점친 것 같은 깊은 동질성을 보여 주고 있는 것 같지 않은가?
베토번과 슈베르트와 나, 그리고 캠퍼와 바리톤 피셔디스카우, 템베스트와 마왕과의 만남에서 함께 눈이 나린, 깊고 긴 겨울 밤에 서로의 외로움을 밤 세워 이야기해 본다.
외로움은 이렇듯 시대를 뛰어 넘어 하나 되게 한다. 외로움은 우리로 초인(자라투스트라: Zarathustra)이 되게 한다.
♡ 안응 곽계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