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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주는 의미?

“자연에게 내가 무슨 의미가 있는 건가?” 아니, “나에게 자연의 의미는 무엇인가?” 라고 자문해 본다. 아무 의미가 없다고 생각이 들면, 일단은 슬픈 생각이 든다.

“흙으로 와서, 흙으로 돌아 간다”는 식의 자연과 사람과의 관계는 시작과 끝의 의미 외에
그 갭을 채운 인생이라는 삶의 모든 의미를 무의미하게 만든다.

살아온 모든 감정과 생각과 일어난 모든 일들이 흙과 흙 사이에 샌드위치로 끼어져서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면,
인간의 존재 자체가 사실 무의미 할 수 밖에 없지 않겠는가?

살면서 그렇게도 마음 조린 일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가슴 아픈 일들도 많았고 섭섭하고 두려웠고,
돌이킬 수 없는 일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자연은 이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한편으로는 봄이 되면, 흙이 담겨진 화분에서 예외 없이 이름 모르는 풀이 자라는 것을 보면서 흙의 위대함을 새삼 깨닫게 된 적이 있었다.

몇 주먹 밖에 되지 않는 흙에 의지해서 수십년 동안을 작은 분재나 나무들이 여전히 싱싱하게 자란다. 정말 놀랍다.

약간의 물과 해빛과 공기 밖에 먹는 것이 없는데, 그렇다면, 수 십년 동안 한 화분에만 담겨둔 흙이 어떻게 나무들을 저렇게 계절에 상관없이 푸르게 먹이를 공급하고 있는걸까?

그렇다. 자연이 스스로 있다는 사실은 자연 자체가 스스로의 생명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흙도 나무에게 변함없이 공급하는 생명력을 스스로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자연에 주는 의미와 함께 자연이 내게 주는 의미는 바로 생명력이라는 공통의 사실이 아니겠는가? 자연과 나는 생명력으로 하나로 이어져 있다. 마치 어미 뱃 속의 애기가 탯줄을 통해 어미의 생명과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 것 같이, 우리는 자연이라는 모태에 생명력이라는 탯줄을 통해서 생명을 공급 받고 있는 셈이다.

자연은 우리에게 무관한 존재가 아니다. 우리의 일거수 일투족을 관계하고 있는, 낳아 주고 길러주는 부모님과 같은 관계다.

우리는 흙에서 와서 흙으로 무심하게 오고 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태어 났던 그 어머니 자궁 속에서 나와서 고향인 어머니 자궁 속으로 다시 돌아 가는 것이다. 죽음이란, 영원한 고향인 어머니 품 안으로 다시 회귀하는 것이리라!

♡ 안응 곽계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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