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 society

인간과 인공지능의 경계란?

“알파고가 바둑 황제 이세돌을 이기던 그날 누군가는 환호했지만 누군가는 쫄았습니다.

인공지능이 우리 일자리를 빼앗을까 봐.

인문과 기술을 두루 섭렵한 철학 박사는 AI가 인류의 미래를 위협하지는 못한답니다.

‘빼기’로 접근하는 문과적 방식만 버린다면.

AI 시대, 인간이 쫄 필요 없다는 철학 박사 김재인 경희대 교수의 이야기를 들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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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빠르게 인공지능의 능력이 출중해지고 있다. 어떤 이는 벌써 챗GPT가 대신할 직업의 목록을 살피면서 앞으로 무엇을 먹고살아야 하나 걱정한다. 바둑으로 마왕(이세돌)을 이긴 인공지능은, 7년 만에 인류 전체를 이길 기세로 성장했다. 계산이나 잘 할 줄 알았던 인공지능이 그림도 그리고 시도 짓고 소설도 쓴다. 사람들의 관심사는 그래서 두 가지로 요약된다. 인공지능은 과연 사람과 같은 능력을 갖고 있나, 인공지능은 과연 사람을 뛰어넘을 능력을 갖고 있나.

생각해야 한다. 그래서 생각을 제일 잘 하는 사람, 철학자를 만나 물어보기로 했다. 인터뷰이는 김재인 경희대학교 비교문화연구소 학술연구교수. <인공지능의 시대, 인간을 다시 묻다>라는 책을 쓴, 인문과 기술을 두루 섭렵한 철학박사다. 이공계로 대학을 가서는 스무살에 미학과 철학으로 전공을 갈아탄 독특한 인물이다. 김 교수와 지난달 31일, 경기도 안산의 한 커피숍에서 마주했다. 생성AI에 대해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 뭐냐고 물으니 “일자리는 사라질까”라고 답했다. 그렇다. 그것이 바로 내가 궁금한 것이다.

김 교수는 기본적으로 챗GPT가 사람처럼 말하지만 사람과 같은 이해는 하지 못하는 존재라고 봤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타인과 대화에서 생각의 도약을 얻고, 그 결과 인류에 도움이 되는 새로운 통찰을 얻어내는 존재다. 그러나 인공지능은 데이터 안에서만 대답을 출력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말은 잘 할 지언정, 새로운 걸 창작해내지는 못한다. 이 말인 즉슨, 인공지능이 당장의 일자리는 빼앗아 갈 수 있어도 인류의 미래를 위협하진 못한다는 뜻이다. 거칠게 요약하자면 이렇다. 특이점은 없다, 쫄지마라 인간들아.

철학자가 왜 기술에 관심을 왜 가졌느냐고 김 교수에 물었더니 “우리 삶에 큰 변화가 있을 때 그에 답하는 것이 철학의 의무”라고 답했다. 철학자는 사람들이 해야할 고민을 대표해 머리를 싸매는 직업이다. 기술이 성장해 인류의 미래가 바뀔 것 같을 수록 사람들은 지혜를 얻으려 인문예술을 찾는다. 기술과 인문을 두루 공부한 철학자는 흔치 않을테니 김 교수가 이런 시기에 특히 바쁠 것 같았다. “지금은 괜찮지만, (사람들이 인문 예술에 관심이 덜해) 지난 50년은 엄청 고생했다”고 웃던 김 교수와의 인터뷰를 2회에 걸쳐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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