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 탐방!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를 다녀왔다.
이 나이 들도록 이미 9년이나 후딱 지난, 때 늦게 서울 강북의 명물인 DDP를 오늘에야 찾아온 것은 또 무슨 기구한 운명이던가?
인생 좌우명이 “오늘, 지금 바로 이곳을 황홀하게 즐기자”
‘아모레 파티’인데 어찌 오늘 이 순간과 이곳을 게을리하고 살아 왔단 말인가?
파리의 퐁피두나 루브르, 오르세 박물관 영국의 대영박물관이나 스페인 마드리드의 프라도를 두루 다녀봤지만 동대문 야구장에 설치된 DDP의 웅장한 규모의 중후한 느낌은 가져보지 못했다는 것이 필자의 DDP를 처음 만난 소감이었다.
허기사 현대 미술전시관으로 디자인된 건물인지라, 역사적인 세계 유명 전시관과 비교하는 것은 공평하지 않은 감이 들어 최신형 미술관으로 호평이 나 있는 뉴욕의 구겐하임, 특히 스페인 빌바오에 건축된 구겐하임 미술관의 외형을 찾아 보았지만 DDP의 외부적인 생김새와 규모에 비할 바가 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별히 초청해주신 에바 황님의 소개로 이경돈 서울디자인재단 대표께서 합석해 주시고 상세히 안내해 주신 덕분에 대형 전시장을 포함한 여러 국제 콘퍼런스룸까지 견학하는 호사도 누린 기분 좋은 날이기도 했다.
투어가 끝나고 재단 대표실에서 가진 투어 후에 느낀 소감을 간단하게 나누는 대화 중에 DDP야 말로 세계적인 서울의 역사적인 글로벌을 상징하는 대표적 미술작품임을 확인하면서, 아직은 이런저런 이유로 그 본연의 진가를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하는 안타까움은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음 가졌던 미술관 건립의 큰 취지를 망각하지 않고 유지되도록 힘쓰기를 희망을 언급하기도 했다.
DDP는 그야말로 중국의 만리장성이나 이집트의 피라미드와 같은 대규모 건축물로서의 충분한 예술적 역사적 가치가 보존되도록 평가되어야 하고 또 유지 보존되어야 할 것으로 여겨진다.
문제는 DDP의 외형이 주는 느낌이 동대문 상가 주변과는 어울리지 않는 초현대식 예술 작품성의 냄새가 너무나 강하게 풍겨서 마치 치밉한 외래인의 모습으로 비춰지기에 서울시민으로에게 친밀감을 주지 못하고 단절된 섬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사실이고, 단절감을 주는 주된 두 가지 이유 중에 하나는 (1) 건물 입구 파사드의 상징성과 위치성의 애매함과 또 다른 하나는 (2) 실내 중심으로 모아주는 뚜렷한 공간적 상징성인 중심체가 부재하다는 사실이다.
DDP를 입구 통로가 없는 피라미드에 비유해 보았다. 외형만 있지 입구가 막혀 있고, 또 내부에는 숨겨진 왕의 무덤으로 통하는 좁은 미로만 있지 어디에도 뻥 뚫린 공간의 자유함을 누릴 수 없다는 사실이다.
파라오의 능인 피라미드에는 왕을 지키는 스핑크스가 있다. DDP가 피라미드의 재미 없는 왕능의 위상을 가진 외형의 웅대한 자리라면 당연히 이와 조화되는 규모의 스핑크스의 섬세한 재미의 역할도 갖추어줘야 한다. DDP 바깥 길 쪽에 여인의 상이 DDP를 바라보는 상으로 우뚝 세워져 있다. 이것은 DDP를 수호하는 스핑크스의 역할보다는 남성상인 DDP를 중화하는 역할의 여성성이 아닌가 여겨진다.
70년 말, 필자가 불란서 생활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이집트와 그리스를 둘러서 왔다. 당시 피라미드에 들렀을 때, 야간에 스핑크스상 앞에서 온갖 조명과 음악과 함께 스핑크스와 피라미드의 역사극을 감명 깊게 경험한 추억이 여태 남아 있다.
현재, DDP는 동적이 아니라 정적인 장소로 비춰지고 있는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3) 아웃도어 엑티비티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적어도 주변에는 시민들과 예술가를 위한 그리스적 야외 원형 공연장 하나는 설치되어 있어야 하고 길거리 공연과 모던하고 펜시한 야시장은 상설되어 있어서 서울 시민과의 높은 장벽을 낮추어야 하지 않을까한다.
DDP의 위상으로 봐서는 밤과 낮을 구분하고, 또 내부와 외부를 구분해서 다양한 창작 문화생활을 누리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결과적으로 DDP를 세계적인 문화유산으로 남기기 위해서는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개발하여 서울 시민의 일상과 추억에 남기는 것이 맡은 바 역사적 소명이 아니겠는가?
DDP를 지켜주는 스핑크스의 역할을 재미와 휴식을 위한 아웃도어 엑티비티를 활성화함으로 대체시켜 준다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대문 운동장의 광활한 면적 전체를 하나의 단일 건축물로, 예술작품으로 건축했다는 사실은 세계 속에 오직 서울만이 가지는 상징물(랜드마크)로서 자긍심을 가지고도 넘친다는 생각을 가지게 한다.
DDP는 한강과 북한산과 더불어 서울만이 가지고 있는 세계적인 자랑거리다. 서울 4대문 강북 문화권을 대표하는 경복궁과 광화문 인사동, 그리고 청계천과 동대문 먹거리 시장을 하나로 연결하는 DDP의 역할을 서울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이어가는 상징적인 플랫폼으로 완성시킨다면 명실공히 K-한류의 바람과 더불어 동북아시대를 실질적으로 선도하는 대한민국의 중추, 서울을 상징하는 기념물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도천 곽계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