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는 나의 아름다운 인생!
세상 일에 집착하다 보면 일주일은 하루를 보낸 듯, 금새 사라지고 새로운 일주일을 맞이한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내 또래의 모든 친구들이 이구동성으로 같은 감정을 가진다고 했다.
부지런하지 못한 필자는 일주일에 몇 번 자전거를 타느냐 하는 것으로, 자전거가 시간을 느끼게 하는 판단 기준이라면 기준이 되었다. 마음으로야 매일 새벽시간에 두시간만 잡으면 매일 자전거를 타는 호강을 누리겠지만 어디 그렇게 인생살이가 부지름을 떨 정도로 쉽게 전개 되겠는가?
실행하기 전에 수 만가지의 상녕과 그럴싸한 변명이 난무하는 관계로 결국은 큰 마음 먹지 않는한 결코자전거 탈출의 행운은 물건너가기 마련이다. 그래서 익숙한 일상을 벗어나는 대 사건을 우리는 일탈이라는 거대한 단어의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광교의 원천호수와 시흥의 갯골 생태공원과 소래포구의 습지생태공원을 만나는 일생일대의 행운으로 인해 인생 최대의 평생 반려자로 작정한 자전거 인생을 만난 셈이되었다.
필자에게 자전거란 육과 혼과 영을 하나로 통합해서 강건하게 하는 유일무이의 아름다운 도구요 또한 은혜의 선물이라 아니할 수 없을 정도로 일상에서 쉽게 몰입의 경지를 만나게 한다.
어제는 오후 2시에 시내에서 만나는 약속이 있어 넉넉하지 않은 시간에도 짬을 내어 자전거를 타야겠다는 절박한 마음이 있어 주저함 없이 접이식 자전거를 자동차 트렁크에서 꺼집어 내어 소래포구 역으로 내달렸다. “역시, 자전거야!”하는 확신하는 육신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개천을 따라 가는 동안 비를 흠뻑 머금은 논과 연꽃 밭이 지난 주에 비해서 몰라보게 변해 있음을 발견한다.
벌써 가을의 추수를 예감하는 듯 볏줄기가 제법 꼿꼿이 서서 푸르른 건강미를 뽐내고 있고, 갯벌 사이로 광활한 지역을 갈아 엎어 물을 대는 때가 엊그제처럼 느껴지는데 지금은 환한 분홍빛 연분홍 꽃이 터질듯 기지개를 펴고 있다. 어떤 값으로도 살 수 없는 자연만의 풍요로움을 공짜로 선사 받은 듯한 마음으로 힘차게 자전거 페달을 밟아간다.
조금은 늦은 시간, 오후 4시경, 소래포구 어물시장을 지나면서 왠지 오늘은 싱싱한 생선회를 먹고 싶은 작은 소망이 나의 발걸음을 돌리게 했다.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다 마침 싱싱한 멍개를 까고 있는 어물전 주인 아줌에게 사가지 않고 즉석에서 서서 먹고 가겠다고 하니 흔쾌히 그르라고 하면서 멍게를 덤성덤성 담아 주었다. 서서 먹는 멍개의 맛은 일품이었다.
마침 가게에 고추장 소스가 없어 옆 회뜨는 생선가게아줌마에게 얻은지라, 이 김에 집에서 해 먹을 초밥용 광어회도 뜨서 가야겠다는 생각으로 요즘 많이 잡히는 생선이 어떤 것인가 물었더니, 여름에는 특별히 많이 잡히는 생선은 없다고 하면서 농어 정도가 잡히지만 요즘은 어선도 해산물을 보호하기 위해, 고기 잡으로 나가지 않는 특별 시즌이라고 하면서 광어와 우륵 같은 양식으로 키운 생선이 횟감으로 대세를 이룬다고 했다. 여름에는 싱싱한 생선을 기대할 수 없는 때라고 한다.
본의아니게 멍개도 먹고 초밥용 광어회도 사갖고 집으로 돌아가는 자전거 걸음이 이렇게 가벼울수 만은 없다. 그러고 보니 오늘이 필자가 애호하는 불금이 아닌가? 남은 황금 주말을 자전거로 보내겠다는 각오로 오늘의 기약해본다.
♡도천 곽계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