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서로 모순 되는 두 가지?
신기하게도 필자에게는 두 가지 집착이 있다. 하나는 늘 어디로 떠나야 한다는 집시적 강박감이다. 또 다른 하나는 옛성에 대한 무작정한 노스탈지어다. 전자는 떠돌아 다니는 방황이라면, 후자는 영원한 안식처를 의미한다.
인생은 이와 같이 길 떠난 나그네와 영원한 안식처를 원하는 주인으로서의 감정이 서로 모순 되는 대척점에서 머물면서, 불안정한 상황 사이에 끼여 항상 방황하게 한다.
불란서 고성을 방문할 때 마다, 특별한 애정을 느낄 수 있은 것도 이러한 인간 본성의 문제에서 유래된 것이 아닌가 생각 되어진다.
고성 중에도 귀족들이 한가하게 파티나 하고 거니는 별장 보다는 순전히 군사적인 용도로 세워진, 생존을 보장하는 강화 된 옛 성들이 특별한 감흥을 불러 일으킨다.
예를 들어 불란서 남부 몽펠리에에 있는 카르카손느 성이나, 노르망디에 있는 몽셍미셸 성과 같은 곳이다.
마침, 여기에 고고학자들과 건축 장인들이 한 팀이 되어 순전히 중세 기술로만 사용해서 드물게 고성을 복원하는 재미 있는 동영상이 있어 함께 나눕니다.
고성은 이름하여 ‘구에들롱(Guedelon)!’
사실, 필자도 옛적 불란서 툴루우즈에서 학창시절을 보낼 때에 경험한 그 느낌으로 글을 올린 겁니다. 툴루우즈에 있을 때 동료들과 함께 캠핑 다녀 오는 길에 어느 고적한 고성에서 모녀가 운영하는 카페에서 같은 경험을 했어요.
저녁이 된 지라, 너무 아늑하고, 한껏 고조된 식탁 분위기에 취해서, 모녀에게 “하룻밤을 지낼 수 있는가?” 하는 우스개 청탁을 했지요.
물론 돌아 온 대답은 ‘예스’였어요. 친구들과는 한바탕 크게 웃고 말았지만, 당시 유학생 신분으로 외로움에 심심이 크게 지친 필자에게는 고성의 모녀가 보여준 작은 친절은 그야말로 천상의 보금자리와 같은 노스탈지어였지요.
그때, 만약 필자가 동료들을 떠나 보내고 모녀만 머물고 있는 고즈넉한 고성에서 넌즈시 잠자리를 잡았으면, 과연 필자의 처지가 지금은 어떻게 변했을까? 하는 우스개 생각을 하면 입가에 저절로 미소가 깃듭니다.
당시 나에게 보여준 고성 모녀의 따뜻한 환영에 지금도 감사하는 기분으로 이 글을 헌정하는 바입니다.
♡ 응재 곽계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