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곧 떠나야할 시간!
나는, 나의 이야기가 너무나 많다.
주저리 주저리 서로 얽혀서 끝도 없이 이어만 간다.
나는 해야할 이야기가 너무나 많다.
어느 것 하나 버리지 못하는 이야기들이다.
이 이야기들이 나를 꼼짝달싹 못하게 꽉 누르고 있다. 이야기가 너무 많지만, 어느 것 하나 쉬이 내어 칠 수가 없다.
나의 손길과 발길과 마음 길을 통해 배어난 이야기를 주저리 주저리 나누느라, 나는 어느사이 고목이 되어 늘 이 자리에 서 있어야 한다.
언젠가 모든 것을 훌훌 털고, 미련 없이 떠나가는 내 뒷 모습을 상상해본다. 나의 모든 이야기를 뒤에 두고 떠나는 날, 방금 머리 감은 숫처녀 마냥, 풋풋한 내음을 공중에 날리면서 나는야 가리라.
나는, 나의 이야기를 그만 마쳐야 한다. 이제, 떠나야할 시간이기 때문이다.
♡ 응재 곽계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