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사랑은 허물을 바라볼 때에 나타난다!
허울은 알맹이 보다는 겉을 좋게 보이기 위해 잘 꾸미는 것이다. “허울 좋다”는 말은 껍데기에 비해서 속은 비어 있다는 비유의 말로도 사용된다.
속이 없다는 말의 의미를 새겨보면, 속이 자신으로 채워져 있지 않고, 남으로 채워져 있다는 말도 된다. 자신이 없으니까, 자신의 허물 보다는 남의 허물로 채워져 있어, 자신의 허물을 뜯기 보다는 남 허물을 뜯느라, 인생을 온통 낭비하고 사는 게 우리들의 한심한 모습이다.
자기를 부인하는 것은 온갖 변명과 이유로 잃어버린 자신을 되찾는 것이라 하겠다. 자신을 되찾는 것은 비어있는 자신을 채우는 것이고, 남의 허물이 아니라, 자신의 허물로 채우는 것이다.
우리는 이를 회개라고 부른다. 자기를 부인하게 되면 자신의 허물을 찾게 되고, “내가 누구인가? “하는 원초적 질문에 대한 해답을 얻게 되는 동시에 우주적인 질문에 대한 해답도 얻게 되는 것이다.
나의 존재가 우연히 발생된 하챦은 존재가 아니라, 우주와 연결된 엄청난 섭리의 작용으로 창조된 우주적 존재라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는 의미다.
그런 의미에서 인문학에서 유행하는 “내가 누구인가?”에 대한 관심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나를 바라보면, 그곳에 우주적 진리도 함께 바라 보인다는 의미가 된다.
나의 허물을 만났을 때, ‘나’라는 하찮은 존재와 우주적 위대한 존재를 동시다발적으로 깨닫는다는 사실은 어쩌면 인간의 본질인 모순적 존재의미를 다시 깨닫게 되는지도 모른다.
사랑이란, 이러한 모순적 존재를 깨닫고 인정할 때에 스스로 이루어지는 자연적 현상이다. 우리는 이를 ‘신의 사랑’이라고 하는 이유다.
♡ 안응 곽계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