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선택은 없다!
“들뜨거나 가라앉지 않은 고요한, 평온하고도 지혜로운 마음은 삶의 유용한 도구이자 동시에 삶의 궁극적인 목적이다. 마음이 욕심이나 집착, 우울이나 불안, 무지나 분노에서 벗어나 온전히 평온하고 지혜로울 때 인간은 삶의 매순간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는데.. 그러한 선택들의 목적이 사실 들뜨거나 가라앉지 않는 평온하고 지혜로운, 행복한 마음을 얻는데 있기 때문이다.” – 보아스님 –
선택 앞에서 주저하는 초라한 인간 모습이 아니라, 선택을 넘어서는 신적 실존의 모습을 가진 인간으로 한 번 그려 보고 싶습니다. 비록 그곳에 미치지는 못할지라도, 늘 선택 앞에서 주저하고, 선택 후에는 후회하기 마련이지만, 지나고 나면 선택에 대한 또 다른 선택, 즉 선택 한 것에 대한 평가를 엄밀히 해 볼 때에는 “선택이란 없었다”하는 최종 결론을 내려 본다.
우리 인생 길 앞에는 선택이라는 사막의 신기루를 만나는 뿐이다. 다가가 보기라도 하면, 어느듯 오아시스는 온데 간데 없이 대신 황량한 모래 언덕만 남아서 우리를 맞이하게 된다. 원래 우리에게는 선택이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선택이라는 환상 속에서 몽유병 걸린 환자처럼, 넋이 빠진 채, 이곳 저곳으로 발걸음을 옮겨 가는 것이리라.
우리에게는 무의미하게 내딪는 발걸음 하나 하나마다 선택이라는 허울 좋은 미사여구를 갖다 대는 것인지도 모른다. 지나고 나면 뜬 구름 속을 거닐다 의미 없는 열매를 딴 것처럼 착각하면서 가치 투정을 일삼는 것인지도 모른다. 결코 우리에게 선택은 주어지지 않았다. 왜냐하면, 우리는 세상이라는 허구의 세계 속에서 피조물로 창조 되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선택하는 것처럼 여겨지는 것은, 아마도 우리 안에 있는 배반의 감정과 교만이라는 자아가 중심에 잡고 있기 때문이다. 마치 우주가 지구를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중세 교황청의 착각과 유사한 경우라 하겠다. 우리에게 주어진 선택권으로 인해서 우리에게 자유 의지가 부여 되었다는 허튼 생각으로 인해서, 우리의 인생들은 죽을 때까지 자아 중심적 생각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채 헛되이 인생을 낭비한다는 이야기이다.
우리에게는 선택이 없다. 결국 자유도 없다. 자유라고 하지만, 자유는 없기에 우리가 주장하고픈 자유는 슬프지만 방종에 지나지 않는다. 만약 우리에게 자유가 주어진다면, 그것은 지구를 중심으로 우주가 돈다는 교만한 사람에게가 아니라, 지구가 우주를 중심으로 돌아 간다는 겸손한 순종하는 사람에게 우주로 부터 무중력의 자유함을 누릴 수 있다.
우주에 순응하는 순종만이 우리의 선택일 뿐이다.
♡ 응재 곽계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