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밤, 파리의 세느강변에서!
외로움이 겨울에 휘몰아치는 삭풍처럼, 밤이 되면 스며 드는 것이 지금 이곳의 정경입니다.
그래도 정녕 외롭지만은 않은 것은, 언젠가는 죽도록 아름다운 외로움을 함께 나눌 사람을 기다리기 때문이었지요.
그러나 모든 것을 다 경험한 지금은, 역시나 외로움은 함께 나누는 것이 아니라, 홀로 나누어 가지는 것이라는 마지막 사실을 알게 된 거지요.
그 텅빈 자리에는 온갖 세상의 아름다운 꽃으로 장식 되어 빈 자리를 가득 채워 줍니다. 차이코프스키가 찾아 오는가 하면, 금새 모짜르트로 바뀌고, 또 어느 날에는 쇼팽으로 채워집니다.
헤밍 웨이가 오고, 툴루즈 로트렉이 오고, 그가 간 곳에 타히티의 고갱이 비스듬히 누운 채, 운치 있는 정경을 보여 줍니다.
나홀로 외로움은 이렇듯, 시대를 초월하는 위대한 철학자나 예술가들을 초대해서, 이 긴 밤의 스산한 안개를 저 멀리 훅 불어 버리고, 따스한 남쪽 지중해 연안, 아드리안 해안 가에서, 한 여름 밤의 향연을 만끽하게 합니다.
외로움은 정녕 위대합니다.
♡ 안응 곽계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