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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가 칼을 빼지 말아야 하는 것들?

남자가 칼집에서 칼을 빼야할 때가 언제인가? 라는 재미나는 질문을 받았다. 

필경 칼을 지니고 다니는 남자라면, 언젠가는 칼을 쓰기 위함은 인지상정이 아니겠는가? 옛날 사무라이 시절을 연상시키는 장면을 떠 올리겠지만, 그런 건 아니고, 현대의 칼집에 넣고 다니는 남자의 칼은 자존감이 아니겠는가? 

대답은 매우 간단하다. 

칼집에서 칼을 꺼낼 일이 없다는 것이다. 어떤 경우에서라도 칼을 빼지 말라는 것이 답이다. 그렇다면, 남자가 칼을 지니고 다니는 목적이 무엇인가? 하는 질문이 이어진다. 이에 대한 답변은, 비록 칼을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칼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칼을 지니는 또 다른 목적을 언급하는 것이다. 

자존심이 없는 남자는 남자의 축에도 끼지 못한다. 자존심은 있지만, 결코 자존심을 내 보이지 않는 것은 마치 침묵이 어떤 말 보다도 더 강력한 언어의 수단인 것을 나타내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바이다. 남자가 속에 감추인 자존심을 끝까지 보이지 않는 것은 실로 의미하는 바가 크기 때문이다. 

적어도 이 혼란한 시대에 상황이 불리할 때마다, 이놈 저 놈 마다 다 칼을 내 뽑는다면, 그야말로 세상이 난장판으로 변질되고 말 것은 뻔한 사실이다. 하챦은 세상 어떤 곳에서도 칼을 뺄 가치 있는 곳이 한 군데도 없다는 사실을 먼저 인정해야 한다. 

그렇다면, 언제 칼을 뺄 것인가? 

그것은 마지막으로 자신을 죽이기 위해서, 칼을 빼는 것이다. 할복자살 하기 위해서, 자신의 이기적인 자랑과 심성을 죽이기 위해서, 칼을 빼는 것이다. 그러니, 세상을 향해서는 칼을 뺄 일은 도무지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세상에 칼을 빼는 것에 버금가는 행위는 차원을 한 단계 높이라는 것이다.

차원을 한 단계 높여서 세상을 위에서 바라 보라는 것이다. 모든 세상 상황이 일시에 해결 된다. 칼을 빼되, 피를 흘릴 일이 없다. 차원이 다르니, 부딪힐 일도 없기 때문이다. 차원을 올리는 것이 최고의 칼잡이가 해야 하는 일이다. 칼을 빼는 거치장스러운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중원을 평정하는 고수들이 사용하는 수단이다. 

칼집에서 칼을 빼지 않고서도 존재 가치를 더 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 보았다. 이는 육을 죽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영의 생명을 살리기 위한 칼을 준비하는 것이 차원을 올리는 방법이다. 

♡ 안응 곽계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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