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 Style

제철에 나는 생선과 열등감!

ㅎㅎㅎ 농사만 ‘농자천하지대본’이라는 칭송을 독차지 하는가 했더니, 여기 제철에 서민들에게 싱싱한 생선을 공급하는 ‘생선천하지대본’을 깜빡  잊고 있었네요. 

여기에 우리나라 근해에서 잡히는 생선을 지역마다, 계절마다 분류한 어감도가 있어서 기쁨으로 소개 드립니다. 서해는 개펄이 있어서 어종이 다양하지 못하고, 동해도 수심이 깊어서 생선이 다양하지 못하다고 하네요. 

대신에 남해는 생선이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이 잘 조성되어 있어서 좋은 생선회를 맞볼 수 있다고 합니다. 제철에 나는 과일을 즐기듯, 마찬가지로 제철에 맞춰서 다양한 생선을 공급 받아서 가정의 식탁을 풍성히 차려서 가족의 건강을 챙기는 셰프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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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등감!)

필자는 인생 중에 가장 가치 있는 일로서, 농사를 지어서 땅에서 직접 먹거리를 생산해서 생존을 자급하는 것이라 여기면서 살아 왔다. 

아무래도 도시 한 중앙에 태어나서, 도시 간으로만 옮겨 다니면서 분초를 다투는 생업 가운데서 생계를 연명해 왔기에, 늘 생존에 대한 자급을 해결해야 한다는 위기 의식을 간직한 채, 이 나이가 되도록 긴장 가운데에서 살아 왔다고 해도 그리 틀린 말은 아니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주위에 농촌 출신 분들이 포진하고 있어 시간 날 때마다, 같이 어울리면서 농촌 생활의 진수를 경험하는 행운도 누리고 있지만, 여전히 버릇은 개 못 준다고, 도시인의 티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차라리 게으름이라 여겨지면 오히려 변명은 있지만, 농촌생활에 대한 무지와 환상이 오히려 농촌의 현실을 더 왜곡 시켜서, 늘 농촌의 언저리에만 머무는 비겁한 인간이 된 것인지도 모른다. 

미국에 머물 때, 콜로라도 덴버에 사는 처남댁에 간 적이 있었다. 처남은 부지런하고 손재주도 출중해서, 만능 선수였다. 그는 사냥과 낚시광이었는데, 집에 있는 대형 냉동실에는 늘 가족 자족을 위한 생선과 사슴 고기가 가득 채워져 있은 것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적어도 남자란, 가정을 보호하고, 생계를 책임져야 한다는 강박의식이 왜곡 되어, 땅에서 직접 손으로 생산하고 수확 해야만이 남자 자격이 있다는 잠재 의식으로 인한 열등감이 자리 잡고 있었지 않았나 하는 짐작을 해 본다. 

어쩌면 이러한 불안한 감정이 두려움으로 증폭 되어서, 필자는 일생동안 편한 시간을 제대로 느긋하게 즐겨본 기억이 별로 없다. 늘 쫒기듯, 인생 스펙 쌓느라, 한가한 시간을 스스로 허락하지 못하고, 줄기차게 자신을 채찍질하면서 오늘에 다달은 것 같다. 

아마, 대한민국의 남자라면, 대부분 비슷한 성향을 띄겠지만, 필자의 경우처럼, 땅을 파서 생계를 살아가지 못한 것에 대한 열등감과는 사뭇 다른 색깔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어쨌든, 이 열등감은 평생동안 필자를 따라 다니면서, 인격 안에서 조장되어 왔기에, 한 편으로서는 끊임없는 자신에 대한 평가를 통해서 부족하고 모잘란다는 겸허한 마음을 가지게 하는 동기를 제공한 것 같다. 

이제 은퇴를 하고, 백수의 생활을 영위하면서도, 여전히 한가한 시간을 제대로 누리지 못한 채, 하루 생활을 쉬지 않고 바삐 돌리고 있다. 허긴 “백수가 바빠서 죽었다”는 우스갯 소리도 있지만, 그 말도 일리가 있는 듯하다. 

인생이란 열등감이 원동력이 되어 우리 인류 역사의 문명을 활짝 꽃 피게 한 것은 아닐까?

♡ 안응 곽계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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