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 어린 왕자가 내려 오네?
어린 시절엔 달이 친구로 여겨졌지요.
그래서 늘 달과 함께 이야기하면서 외로움을 달래느라, 정작 사람들과의 연분과 친분에 대해서는 그리 목마름이 없이도 지낼 수 있었지요.
매일 밤에 만나는 달과 함께 지내느라, 꿈꾸며 자란 어린 아이처럼 아직도 세상 물정에 어두운 체, 순진하게 살아가고 있답니다.
오늘 같은 큰 슈퍼문을 대한 때에는 반가운 오랜 친구를 만난 것처럼, 괜스리 마음이 풍성해지고, 따스해 집니다.
달은 우리의 영원한 친구이지요.
그래서 필자의 이름 안에는 통달할 ‘달’ 자가 있지요. 그리고 중간 이름이 계수나무 ‘계’ 자가 있어서, 더욱 달과의 인연을 이야기 할 수 있지요. 그 이름은 ‘계달’ 이라고 부른답니다.
작은 달 위 중앙에 계수나무 한 그루, 그리고 토끼들이 방아를 찧고 있고, 그곳에 긴 가죽 장화와 멋진 나폴레옹의 모자를 비스듬하게 쓴 어린 왕자가 계수나무 둥지에 기대어 서서 토끼들과 정다운 대화를 나누고 있지요.
“지구라는 행성에는 나와 닮은 거인들이 마구 지구를 짓밟고, 파괴하느라 언젠가는 지구를 떠나서 이곳으로 몰려 올 것’이라는 내용의 줄거리다. “그 때에는 계수나무를 어떻게 지켜 내어야 할까?” 하는 것이 달에 사는 어린 왕자를 비롯한 토끼 가족들의 일상의 관심사다.
이제 눈 앞에 슈퍼문이 상륙했다.
오늘은 느즈막히 길게 느린 밧줄을 타고 몰래 지구로 상륙하는 어린 왕자와 토끼들을 영접해야 할 것 같다.
“달아 달아 밝은 달아, 이태백이 놀던 달아! 구월에 뜨는 저 달은 풍년가를 부르는 달!” 서양에서는 30년 전에야 겨우 달나라에 올라가서 어린 왕자와 담판을 하고 내려 왔지만, 우리 동양에서는 이미 2000년 전에 호수 위에 내려 온 달나라에 뛰어든 시인이 있었다는 사실은 우리를 더욱 풍성하게 한다.
♡ 안응 곽계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