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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소리 소나타를 벗 삼아 연주 한 번 하리니 장단 맞주어 보소! 을쑥!

모처럼 빗 소리 소나타를 연주해 보려 합네다. 

어디 장단 한 번 신나게 맞추며 들어 보소!

오늘 이른 새벽에는 예상치 않은 빗줄기 소리를 들으면서 잠을 설친 것 같다. 

요즘은 저녁 날씨가 더워서 잠자리에 들기 전에 끈적한 땀을 씻기 위해 늘 샤워를 하는 편이다. 그것도 모잘라서 각도를 잘 맞친 성능 좋은 소형 선풍기를 틀어 놓고 스마트폰 충전기에 연결하고는 동영상 강좌를 들으면서 잠자리를 완벽하게 갖추고 있다. 

설들은 잠결 속에 공간을 꽉 채우고 내리는 듣기 좋은 빗소리 자장가 모음에 마치 친절한 잠자리 파트너를 동반한 듯, 깊은 잠으로 인도했다. 

인간은 무언가를 비우고 살려고 작심을 하고 노력을 하지만, 여전히 욕구불만으로 이것 저것 잡스럽게 주어 담아 주변를 채우면서 짐의 노예처럼 살아가고 있다. 개미처럼 공간만 채우는 것이 아니라, 시간도 열심히 주어다가 채우는 것이 인간의 아둔함이 아니겠는가? 

비운다 비운다 하지만, 결국은 비우지 못하고 채우기만 하는 우리 인간의 일상사는, 그래서 단순해지기는 커녕 나이를 먹을수록 복잡하기만 하다가 어느 날  갑작스런 쇼크로 인한 뇌 사고로 평생 죽을 때까지 치매 증세를 보이면서, 일생 동안 과하게 채워 넣었던 모든 것을 일순 간에 비우게 되는 불상사를 맞게 되는 것 아니겠는가? 

비가 공간을 꽉 채우고 내리는 이른 새벽, 잠결에 이를 들으면서 시끄럽게 들리기는 커녕 왜 이리도 좋은 반려자의 속삭임 같이 마음을 편하게 하는 것일까? 아마도 그동안 열심히 끌어 모았던 때같이 누덕누덕 달러 붙은 모든 짐들을 깨끗이 씻어 내리는 것은 아닐까? 마음에 쌓였던 생활 찌꺼기를 말끔히 씻어 내리기 때문이 아닐까? 

우리는 욕망 때문에 스스로 마음에 끼인 때를 정리할 수 없다. 이것이 인간의 한계다. 

계절마다 바뀌는 날씨 변화처럼, 우리 인생에게도 이와 같이 변화를 통해서 새롭게 되는가 보다. 

계절의 장마가 세상 쓰레기를 휩쓸어 내듯, 비가 오는 날, 

인생 깊숙이 끼인 염려 근심 걱정 쓰레기를 한 번에 깨끗이 처리하려는가 보다. 

♡ 안응 곽계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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