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안식의 꽃 길, 즈려 밟고 지나가게 하소서!
평생 교육으로 배움의 길을 가야 하는 인생은 그리 녹녹하지는 않은가 보다.
그리고 치매란 인간의 근본 본성을 잘 보여주는 기회를 제공하는가 보다. 치매가 걸려서 뇌의 저장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지면, 뇌 저장 장치에 남아 있는 과거의 제한된 기억을 되살려서 같은 말을 반복하는 것이 하루의 일상이 된다.
사람이 태어나서 육체적으로는 유아기를 시작으로 청년기를 정점으로해서 장년기의 성숙기를 지나면서 노년기에는 다시 유아적 취약기를 거치면서 인생을 마감하게 되는데, 신체 내부의 뇌신경 세포의 경색으로 인해서 결국은 육신 뿐만 아니라, 혼적으로도 쇠퇴기를 맞이하게 된다.
혼은 인생 궤도의 흔적과 같이 인생 마지막까지 남아서 대미를 장식한다. 이 혼은 그 사람의 모든 것으로 마지막에 나타나면서 살아 온 내력을 나타낸다. 어쩌면 혼의 시체는 바로 그 사람의 인격을 규정하는 평소 습관으로 틀이 지워진 것이라해도 틀림이 없다.
말년에 육체와 함께 정신이 혼미해지면, 과거 살아 온 그 사람의 습관이 협소화 되면서 노년의 인격으로 반복해서 나타나게 된다. 인격이라기 보다는 한정된 소재에 집약 되면서 무한한 집착증세로 나타난다.
한 마디로 소재가 빈곤해지면서 무한 반복되는 현상을 나타내는데, 대부분 그 소재는 근심과 걱정을 자아내게 하는 것들이고, 주위에 관심을 이끌어서 대화의 주도권을 잡는 동시에 갑의 입장을 나타내고자 하는 의도를 보인다.
뻔한 소재에, 근심과 걱정을 자아 내도록 관심을 끌만한 내용을 후벼 파듯이 집착해서 지옥을 방불하게 하는 자기 중심적 모습을 나타내는 것이 치매에 걸린 노인들이 보여주는 인간의 근본 본성의 모습이다.
노인과 함께 하는 젊은 사람들은 노인들의 이러한 행동을 이해 하지도 의미 해석하고자 하는 노력도 보이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필자도 이제, 노모와 함께 이러한 노화 현상을 먼 산을 바라 보듯한 관계 없는 일로 치부하기에는 다행히 나이가 충분히 들어서 이해하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오랜동안 요양 병원 침대 생활을 하신 노모를 모시고, 부족한 비타민을 중심으로 재활하는 기분으로 다리의 근육을 강화 하고자, 때마다 걷게 하고, 가슴을 펴고 호흡 운동을 하게 한다.
이러한 노력으로 인해서 나날이 노모의 얼굴에 살이 오르고 혈색이 좋아지고, 잡수시는 음식도 잘 소화시키고 있다. 오늘은 결혼을 앞둔 딸이 예비 신랑과 함께 집을 방문해서, 할머니와 함께 인생 주례사도 듣고, 축복 기도도 세 번씩이나 반복하는 내용도 있었지만, 감동 속에 사랑하는 손주에 대한 축복 기도를 마치셨다.
“한 사람의 영혼을 구하는 것이 우주를 구하는 것이다”는 가르침 대로 연로하신 노모의 영혼이 강건하게 건축되어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으사, 하늘 나라에 가시기까지 마지막 성령의 인도하심에 호흡을 실으시도록 기도 드릴 뿐이다.
노모와 함께 보낼 수 있는 하루 하루가 얼마나 감격스러운지 모른다. 한 영혼이 가시는 그 마지막 가는 꽃 길을 아름답게 즈려 밟고 지나 가실 수 있도록 준비하게 하시는 하나님의 배려에 아들은 그저 감격할 뿐이다.
오늘도 새로운 환경에서 노모를 통해서 미래의 필자가 될 모습에 대해서 미리 배우고 학습하느라, 하루가 여삼추 같다. 배움의 길은 즐겁기도 하지만, 결코 녹녹한 길만은 아니다.
♡ 안응 곽계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