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적인 죽음은 없다?
인간적인 죽음도 비인간적인 삶도 없다.
삶과 죽음 자체가 인간적이기 때문이다. 삶과 죽음이 인간적이기에 또한 삶과 죽음이 비인간적이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빛과 그림자가 동전의 양면처럼 공생하듯이 인간이라는 단어 의미에서 비인간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함께 내포하기 때문은 아닐까? 삶이 그러하듯 죽음도 결코 정의되어지는 것은 아니다. 삶도 죽음도 스스로 완성되어지는 것이지 인위적으로 결정되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불완전하고 부족투성이 인간의 눈으로 바라보고자 한 그 의도 자체가 이미 왜곡된 삶과 죽음을 전제로 하는 것은 아닌가? 삶과 죽음, 인간이 미화하고자 하면 할수록, 포장하고자 하면 할수록 삶과 죽음의 본질은 더 왜곡 될 수 밖에 없다.
죽음을 고민하면 할수록 우리로부터 죽음의 본질은 저 멀리 달아날 수 밖에 없다. 삶이 누구나 살아가야 할 삶이듯 죽음도 누구나 한 번은 거쳐야 하는 죽음일 뿐이기 때문이다. 삶과 죽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어려운 발걸음으로 찾아 오는 오랜 지기를 맞이하듯 새로운 삶을 기약하듯 담담하게 죽음을 맞이하도록 준비해야할 것이다. 삶이 빛이 아니듯, 또한 죽음도 암흑이 아니다.
삶과 죽음, 서로 다른 밝은 빛 가운데로 나아가는 변화의 과정, 지극히 단순한 생명 과정의 일환일 뿐이다. 편하고 품위 있는 죽음을 추구하고자 하기 전에 먼저 우리가 담담하게 죽음을 마주해야 하는 이유다. 삶이 밝은 빛이 아니듯 죽음도 결코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어둠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간적인 죽음은 없다. 죽음 자체가
너무나 자연스럽기 때문이기도 하다.
♡도천 곽계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