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이 편하게 느껴질 때?
[중년의 사랑~♡♡
인생이란, 어차피 홀로 걸어가는 쓸쓸한 길이 라지만
내가걷는 삶의 길목에서 그래도 함깨 걷고싶은 한사람을 만나고 싶다
사랑하는이를 만나기 보다는 연인도 아닌 친구도 아닌,
그저 편안한 사람을 만나고 싶다] – 이영미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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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이 편하게 느껴질 때?)
노년의 사랑의 무게는 중년의 그것 보다 더 가벼울까?
노년에 들어 갈수록 그리움이 더해 지는 것은 아마도 사랑의 무게가 더해지기 때문은 아닐까?
인생이란 어차피 혼자 간다고는 하지만, 작은 막대 우산 지팡이 하나처럼 유익한 동반자가 그리도 고마운 것을 깨닫는 것은 노년만이 누리는 특권이 아닐까?
어제는 이른 아침, 현관을 나서면서, 하늘이 흐려서 잠시 우산을 생각 했지만, 평소처럼 필자의 자유하는 마음이 단호히 머리를 가로 저어면서, “짐이 되는 우산을 들고 가느니, 차라리 비를 맞고 말지” 하는 소리 없는 함성이 들렸다.
그래서, 가벼운 차림으로 천안행 급행 전철을 타러 용산역으로 달려 나갔다. 시간 반을 달려서 천안에 도착할 즈음에, 차창 밖으로 보이는 보도가 찐하게 수분을 먹고 있는 사이로 얼핏 우산을 든 보행자가 눈에 띈다.
오늘 따라 멋내려고 오랜만에 얇은 가죽 상의를 걸친지라, 스쿨버스 까지 비를 피하기 위해, 천안역 가게에서 하얀 비닐 우산을 4500원에 사서, 학교로 갔다.
비가 그친 늦은 저녁 퇴근 길, 집으로 가는 가파른 언덕 계단을 오르는데, 우산의 가벼움을 이렇게도 만끽할 수 있음에 감사한 것은 우산이 우산이 아니라, 거꾸로 지팡이로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평소에는 이 오르막 길이 부담스러워서, 둘러서 차도를 택했는데, 이 부담스러웠던 길이 지팡이 우산 하나에 기대어서 거뜬히 오를 수 있었다는 사실이 그저 놀라울 뿐이었다.
이제 부터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일 우산을 지니기로 마음 먹는, 노년의 정다운 감정을 여기에 그려 본다. 젊었을 때는 늘 테니스 라켓을 몸에 지니기로 했는데, 이제는 라켓이 우산으로 변하다니, 거슬러 가지 못하는 시간의 흐름을 실감하기도 해 본다.
♡ 응재 곽계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