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nobody!
누군가가 나에게 “당신은 과거, 교수 외에 또 다른 직업을 원한다면 무슨 직업을 대표하겠는가?”를 묻는다면, 나의 대답은 한 마디로 분명하게 답할 수 있겠다.
그것은 “I am nobody!” 다.
이는 교수직을 비롯해서 나에게 적합한 직업은 지금껏 하나도 없었다는 의미를 강하게 표현한 대답이었다.
더 분명한 사실은 교수라는 직업도 나에게는 하고 싶었던 직업은 결코 아니었다. 아니, 하고 싶은 생각도 하리라고 생각지도 않았던 직업이었는데, 박사 학위를 마치는 시점에서 “어떤 직업을 해야하는가?” 하고 고심하는 어느날 갑자기, 발령을 내어 놓았으니, 빨리 귀국하라는 내 모교로부터의 소식이었다.
역설적이게도 재미 있는 사실 하나를 더 고백한다면, 본인이 원하든 아니든 간에 필자에게는 지금까지 교수직 외에는 어느 세상 직업도 어울릴만한 직업이 하나도 없었다는 사실을 지금에야 깨달았다는 사실이다.
원하지도, 전혀 생각지도 못한, 하늘에서 봇다리채 떨어진 교수직이 모든(?) 인생 여정을 끝내야할 이 지점에 와서야 비로소 천직이었음을 깨달았다면 이거야말로 본인이 남자로서 얼마나 무책임한 인생을 살아왔는가를 새삼 느끼게 하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그런 의미에서 싫든 좋든 교수직을 수행한 것은 나의 공로나 자랑은 하나도 없고 순전히 부모님 기도 덕이고 하나님 은혜라는 신념에는 변함이 없다.
나는 그야말로 자랑할 것 하나 없는 미미한
사람 임에 틀림 없다. “I am nobody!”
nobody의 의미는 어린 아이의 순수한 인간적 기개를 현실 세계의 가혹함과 타협하고 싶지 않은 고집이런가? 이것이 내가 가진 기개의 전부를 표현한 근본이요. 겸손과 낮아짐, 가장 낮은 자로서의 사자후요. 나는 아무 것도 가진 것도 자랑할 것도 내 보일 것도 없는 자로소이다.
어느 면에서는 물과 공기와 같은 존재로
주변과는 전혀 부딛침 조차 없는 투명 인간으로 살면서 차별화된 존재, 남에게는 유익한 존재로 사랑 받고 살아 온 자의 모습은 아닌가 한다.
nobody란 없는 듯 있고 있는 듯 없는 무명으로 살고 싶은 은둔형 인간의 모습이기도 하다. 한편으로는 세상 가치를 부정하고픈 사람의 무언의 함성이 아닌가도 여겨진다.
세상이 아닌 하늘 가치를 좇아 물살을 거슬러 튀어 오르는 연어의 모습이기도 하다.
♡도천 곽계달♡
“아이가 어른들의 부족한 모습을 보기 시작할 때
그는 청소년이 된다; 부족한 어른을 용서할 때
그는 어른이 되고, 어른이 된 자신을 용서했을 때
비로소 그는 지혜로운 자가 된다.”
-알덴 노우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