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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살이는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것, 감사할 일 뿐!

[그날도 선암사에서 저녁을 먹고 큰스님 시중을 들다가 좀 늦게 내려오게

되었다. 달과 별이 워낙 좋은 밤이어서 어느 듯 발길이 공동묘지로 향했다.

그런데 느낌이 이상했다. 어디선가 신음소리가 들렸던 것이다. 처음당하는

일이라 잠시 주춤했지만 곧 용기를 내어 소리 나는 곳을 찾았다.

그런데 웬 처녀가 무덤사이에서 몸을 비틀며 신음을 토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가까이에 소주병이 보여서 술에 취했나 하고 흔들었더니 몸에

힘이 없고 입에는 거품을 물었는데 약냄새가 풍겼다. 음독을 한 모양

이었다. 그런데 어스름 달빛에도 낯이 익었다. 바로 위의 누나였다.

누나는 왜 그랬는지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물론 짐작되는 바는 있었다.

나 역시 그 이유를 알고 싶진 않았지만 끝내 비밀로 한 것에 대해서는

못내 섭섭했었다.

세월이 흘러 결혼한 누나는 결혼 몇 년에 병마로 남편을 잃었다.

자형의 병이 심했을 때 나는 선원에 있었다. 들리는 소식에 의하면

도저히 나을 수 없는 병이었지만, 누나는 매일 찾아오는 전도사와

목사님의 큰소리와 영적능력에 매달렸던 모양이다. 결국 자형은

죽었고 몇 년 후 목사님과 재혼을 했다. 그러자 문제가 생겼다.

어쩌다 부모님 부탁으로 들린 집에서 만나면 부모님 앞에서 날

사탄이라 부르며 당장 개종하라고 닦달했다.

내가 이미 성경공부도 했고 예수님의 사랑은 그런 것이 아니라고

설명해도 소용이 없었다. 몇 번의 만남 후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음을 알았다. 나만의 존중은 아무 의미가 없었다. 누나에게 난

영원한 사탄이었던 것이다. 이제까지 얼굴 보지 못한지 30년 가까이

되지만 가끔 소식은 들렸다.] -석송강 님-

[큰스님, 잘 읽었습니다. 사랑의 조건들이 인생을 살면서 늘어간다는

생각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더욱 사랑할 조건들이 늘어가기를 발원

합니다.] -김도정 님-

[종교 얘기가 나오니 남일 같지 않습니다. 큰올케가 건강이유로 교회 나가

동생도 마누라 따라 건강운운 하며 교회. 불교 입문 얼마 안 된 저로서

참으로 딱하여 한 부모 아래 종교가 다르니 말 못할 일이 생기더군요.

하지만 저 모든 중생위한 부처님 불법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으로 열심히

정진하겠습니다. 나무관세음보살] -Kwang Ok Choi 님-

[우리나라에서 흔한 일이 된 듯합니다.

서로 존중하며 살았으면 하는 바랍 입니다.]

[울타리를 치면 거기까지가 나의 정원이지만, 울타리를 걷으면 온

하늘과 땅이 나의 정원이라고 해주셨던 언젠가 말씀이 생각납니다.

좋은 말씀 지침삼아 울타리 시원하게 걷는 나날이 되도록

노력해야겠어요.] -이지인 님-

[멋진 말씀입니다. 벽을 허물면 내 것 네 것이 따로 없고

특별히 성스러울 것도 없어지는 경지가 있지요.]

[가슴 아픈 일입니다. 종교 간의 차이가 피를 나눈 가족도 “사탄”이라

부르게 했으니 말입니다. 불교에서는 기독교를 다 그렇게 볼지

모르겠지만 진리 안에서의 대화와 협력의 길을 가고 있는 기독교도도

많이 있습니다. 감사, 합장.]  -심광섭 님-

[지금 저는 기독교를 전혀 그렇게 보고 있질 않습니다. 저와 절친인

원로 목사님들도 많으시고요. 권사님이나 집사님들과도 친분이

많습니다. 이상하게 그때 누나가 좀 심했던 게지요. 말씀 감사합니다.]

[기독교도 다원주의를 받아드린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근본주의,

복음주의에 집착하다 보니 많은 갈등을 불러오는군요. 그러다보니

교인들은 오히려 ‘습관화된 신앙인’에 머물고 있는 듯합니다.]

-권상출 님-

[네. 원로 목사님들이나 신학자들 만나 얘기해보면

그 문제로 고민을 많아 하시더군요. 스스로들 갈을 찾겠지요.]

진솔한 글, 흥미롭게 잘 읽었습니다.

사탄이 특별한 사람에게만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 모두는 선과 악의 두 얼굴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니 모두가 사탄 마귀의 악한 어둠의 자식들이지요.

단지 이는 영을 분별한다는 의미로, 하나님의 성품인 빛과

선으로 가고자하는 바램이 있기에 이와 대비(對比)되는 어둠과

악이라는 사탄의 영역의 틀을 이분법(二分法)으로 편리하게

정의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누님은 아마 모든 기독교 신자들이 신봉하는 “나 이외의 신을

섬기지 말라” 는 구약의 십계명의 가르침에 충실한 나머지

우상숭배(偶像崇拜)라는 틀에 님을 집어넣고 정죄(定罪)를 하신

것이라는 짐작을 해 봅니다.

추상같은 하나님이 정말로 계신다면야, 하나님의 가르침에

신실하신 누님은 사랑하는 하나 뿐인 동생이신 님을 당연히 빛으로

인도하셔야 하는 다급한 마음이 있었겠으니, 감사 해야겠지요.

만약 하나님이 계시지 않는다손 치더라도, 목숨을 끊으시고자

했던 불행한 누님이 그나만 엉터리 믿음이나마 세상에 애착을

가지고 당당히 살아가고 계시니 이 또한 계시지 않으실 하나님께

감사한 일이겠지요.

세상살이는 다 이런 것 같습니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것!

하나님이 계시든, 계시지 않던, 감사해야할 일뿐이겠지요.

기독교의 다원주의, 근본주의, 복음주의도 모두가 하나님의 용서와

사랑의 가르침 아래에서는 모두가 하나입니다. 그 외의 모든 이론과

주의는 사랑의 실천으로 가는 지류에 지나지 않습니다.

각 자가 소경으로 코끼리를 만지면서, 코끼리를 나름대로 정의하겠지만,

모두의 주장이 코끼리의 넓적다리나, 긴 코에 대해 주장하고 있는

것이지요.

“그 또한 지나가리라!”고 한 다윗의 반지에 새겨진 솔로몬의 충고대로

하나님에 대한 믿음 소망 사랑 외에는 모든 것이 흥했다가도 때가 이르면

하나도 남지 않고 사라지게 되는 것이겠지요.

“믿음 소망 사랑, 이 세 가지는 항상 있을 것인데

그 중에 제일은 사랑이라!” <고린도전서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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