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뇌(煩惱)의 모래 광풍(狂風)의 때?
[비행기에서 촬영한 모래폭풍을 본 일이 있다.
비행기는 절대로 모래폭풍 속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추락할 것이 뻔했기 때문이리라. 부처님께서 대각(大覺)을 이루신
후 중생들을 보셨을 때, 마치 비행기에서 내려다보는 그 모래폭풍의
광경과 흡사했을 것이다. 그런데 부처님께서는 과감히 그 모래폭풍
속으로 들어가셨고, 그 모래폭풍 속에서 당신의 발길이 닿는 곳마다
그 폭풍을 잠재우셨다. 세상의 그 누구도 하지 못한 일을 최초로
하신 것이다.
오늘 사람들은 모래폭풍을 잠재우기는커녕 스스로 뜬 먼지에도 참
많이 힘들어 한다. 물론 그 먼지는 자신이 이전에 일으킨 모래폭풍의
여파에 불과하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애초에 번뇌의 모래바람을
일으키지 말라고 타이르셨다. 합장하신 석가모니부처님 -오채현 조성-]
-석송강 님-
애초에 번뇌(煩惱)의 모래 바람을 일으킬 싹을 자르라는
가르침이 새삼스럽습니다.
번뇌의 모래 바람을 통제하는 경지에 계신 부처님이야, 일으키든
제어하든 모두가 그분의 손바닥 안에 있으니, 무슨 걱정이 있으랴
마는 우리 같은 범인(凡人)들이야 애초에 감당 못할 번민의 씨앗
조차도 만들지 말아야 하겠지요.
부처님 말씀을 리메이크(re-make)해 묵상해 보면, 범인들은 스스로
감당 못할 번민의 모래 바람을 일으키는 존재로 보신다는 것이지요.
더 발전시키면, 통제할 브레이크가 없이 가속 페달만 밟아대는 자동차와
같다는 말씀이지요. 내리막길을 속도 조절 없이 거침없이 내달리는
어리석은 사람들에 대한 경고성 가르침이 되겠지요.
현대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은 마치 경쟁하듯이 죽기 살기로
번뇌의 모래바람을 누가 더 많이 일으키는가 하는 상황을 연출하고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덕분에 상한 심령에 절여진 사람들만 상할
뿐만 아니라 그들을 안고 가는 어머니 품과 같은 지구도 몸살을
일으키고 황폐화 되어서 지구 종말의 길을 내닫고 있는 실정이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번뇌의 씨를 없애고자 그렇게도 수고를
마다하지 않고 정진하고 있지만, 여전히 세상은 번뇌의 온갖 쓰레기로
덮여지고 있으니, 우리의 정신세계를 완전히 바꾸어 놓을 일대
혁신의 사건이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바로 그 때를 생각하게 합니다.
그 때는 번뇌의 바람이 누구도 감히 주체할 수 없으리만큼 커져서
번뇌의 광풍으로 되었을 때가 아닌지요? 사람들 모두가 대책 없이
손을 놓고 땅에 납작 엎디었을 때, 구름타고 인자(人子)가 홀연히
나타나서 새 하늘과 새 땅에 거룩한 성 예루살렘을 세우시는 날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