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십에 글을 쓴다는 것!

글을 쓴다는 것, 그것이 전부다.

쓰고 싶어서 쓰는 것도 아니다.

다만 쓰야한다는 단순한 생각에 생각나는대로,

손가락이 가는대로 물흘러 보내듯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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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쓴다기 보다는 글이 되어진다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는 생각도 한다. 글을 이어가게 하는 주체가 내가 아니라 무엇에 의해 주어지는 것이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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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감(inspiration)이라는 매체로 해서 주어지는 것이기에 그 주체는 모르긴 몰라도 아마도 신격을 가진 전능한 존재일 것으로 여기고 싶다.

그 이유로서는 다년간 글이라는 소중한 수단을 이용해서 확인한 나름대로 내린 특별한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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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특별나다는 의미는 순전히 본인이 나름대로 내린 순수한 결론이기 때문이다.

인생을 살아보면 알듯이, 글쓰는 것도 글을 쓰노라면 누가 글을 쓰는지를 자연스레 알게 된다. 그래서 나이들면 경륜이라는 이름의 존칭을 붙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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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칠십이면 인생을 다 살아본 사람이라 호칭한다. 이것도 칠십이 되어보면 자연히 알게 되는 현상이다. 어느 모임에서나 내 나이 ‘칠십’이라 소개했을 때 나타나는 좌중의 반응을 보면 내가 얼마나 존재감을 스스로 떨어뜨리는가를 느끼게 되어 그 이후로는 내 나이를 굳이 소개하려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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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칠십에 대한 긍지가 있다

생각하는 것은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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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육십에 ‘이수’라, 귀가 열린다는 의미는 살아온 길을 되돌아보는 시기라는 의미로 나의 지나온 삶을 통해서 비로소 나의 존재감을 분별하게 되는 시기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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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별력이 생긴 철든 육십을 지나고서야, 공자의 ‘칠십에 종심소욕불유구’라는 가르침은 그냥 하는 소리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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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칠십을 살아보니 차라리 칠십은 ‘스스로 존재하는 자(I am who I am)’ 내지는 ‘스스로 존재하고자하는 자(Those who want to exist on their own)’라 명칭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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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미는 ‘천상천하유아독존’ 이라고 부른 부처의 가르침과도 일맥상통하는 의미를 지니기도 한다. 그렇다면 공자로부터 시작해서 예수와 부처의 모습마저도 버금가는 경지에 달하는 것이 분별력과 함께 통찰력을 갖추게 되는 나이 칠십의 경륜이 아닌가 여겨지기도 한다. 굳이, 자화자찬하는 이것도 글을 쓰보면 자연히 깨닫게 되는 현상 중의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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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스스로 되어진다는 것을 깨닫고 있는 즈음에 무슨 글의 형식을 따지고 분류하고자 하겠는가? 그래서 모든 되어지는 글은 수필이라는 식의 형식의 틀 안에 짜 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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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잡히는 대로 손가락이 찍히는 대로 엿장수 마음대로 판을 짜나가는 글을 쓰는 것이 칠십만이 가지는 남 모르는 즐거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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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일신(苟日新) 일일신(日日新)

우일신(又日新): 진실로 새로운 삶은, 매일 하루를 새롭게 살고,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사는 것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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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천 곽계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