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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리니스트 황수지 회고!

오늘은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회사에 양해를 구하고 자유시간을 가지기로 하고 집에서 쉬기로 했지만, 자전거 트레킹 나가는 대신, 방안에 마구 가져다 마구 놓고 정리를 이뤄둔 책을 비롯한 각종 옷과 짐 정리를 하기로 하고 온갖 잡동사니들을 내려 놓았다.

대부분 버리기로 작정하고 정리를 시작했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는 게 바로 짐 정리가 아닌가한다.

다른 것은 몰라도 쌓아 놓은 책들이나 서류들은 과감하게 정리할 수 있었지만 그래도 정리되지 않은 것들은 일년에 한 번도 입지 않는 의류나 핸드폰과 오디오에 관련된 각종 악세사리들이다.

경기도 양주기산 저수지와 강원도 둔내 콘테이너에는 평생 모아둔 추억의 물건들이 보관되어 있다. 언젠가 필요한 적절한 장소가 마련된다면 필자가 지나온 추억의 이야기꺼리 보따리를 한껏 풀어 놓을 수 있을 것이다.

오늘 짐정리하는 동안, 외조카인 바이올리니스트 황수지 1992년 연주 테이프와 CD를 찾았다. 아침, 딸네에서 얻어온 고장난 CD와 테이프 플레이어를 고쳐서 보관한터라 성능시험도 해볼겸 짐들은 한 켠에 던져두고 하루 종일 연주를 듣느라 날 새는 줄도 잊었다.

지금부터 32년 전 이 CD와 테이프가 처음 나왔을 때는 건성으로 넘어간 탓에 연주가 주는 묘미를 제대로 느끼지 못했는데 오늘은 그야말로 감동의 물결 속에 푹 빠져서 행복한 하루를 덤으로 해서 잘 보냈다.

지금은 수지가 독일 퀼른에서 바이올린 연주자가 아닌 예술 음악에 관련한 수집과 워크샵으로 전문가의 삶을 살고 있다고 한다. 누가 재능은 짧고 예술은 길다 했는가? 예술을 이길 재능은 없다는 생각에 안스러운 마음도 있지만 한 편으로는 스스로 개척하며 살아가는 도전의 삶 자체가 신성하다는 생각에 안위를 해본다.

아무리 천재의 재능을 가졌다고한들 연주자로 마지막까지 남는 자가 이기는 자라는 생각을 잠시 해본다. 그런 의미에서 세계적인 명 바이올리니스트로 지금도 연주자로 연주를 계속하는 독일의 무티나 일본의 미도리는 그래도 성공한 음악인이 아닌가 여겨지기도 한다.

그래도, 수지가 천재 소리를 들었던 뉴욕시절, 쥴리아드 다니던 어린 시절 필자의 추억이 그리울 뿐이다. 당시 수지보다 약간 나이가 많았던 미도리와 수지가 연주 스타일에 있어서 미도리는 노력형이었고 수지는 천재형이어서 서로 많이 비교된 것으로 안다.

미도리는 줄리아드 도로시딜레이 밑에서 계속지냈고, 수지는 이후 독일로 옮기는 바람에 미국의 화려한 연주 스타일 대신에 유럽의 고전 스타일로 변하는 바람에 오히려 수지의 원래 화려한 스타일 연주 기법에는 어울리지 않은 것이 아니었나 여겨졌다.

수지 덕에 필자의 딸도 초등학교 졸업 즉시, 일찌기 뉴욕 맨하탄에서 음악 프리스쿨에서 수학하게 되었지만 지금은 두 딸의 에미로 가정을 꾸리고 있느라 연주 활동에 소홀할 수 밖에 없었지만, 이제는 나이들어 철이 들었는지 다시 바이올린에 대한 매력에 빠진듯해서 여간 기쁘지가 않다.

이제야 비로소 황수지 연주를 꼼꼼히 들으면서 과연, 수지는 천재라는 찬사를 들을만 했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 당시 외삼촌인 필자가 도시락 싸들고 수지의 음악 뒷바라지를 더 적극적으로 못했던 것을 못내 가슴 아파한다.

음악으로, 추억의 감동으로 보낸

오늘은 너무나 행복한 하루였다.

♡도천 곽계달♡

ㅡㅡㅡㅡㅡ

-한혜진 / 경향신문 문화부 기자-

본격적인 가을로 접어드는 10월 해가 일찍 저물어서 연주회장을 찾을 시간이면 사위가 어두워 있게 마련이지만 가을밤의 정취를 배경으로 듣는 클래식 음악은 그 어느 때보다도 매력적이다.

10월의 음악계에서 주목할만한 점은 해외에서 빛나는 캐리어를 쌓고 있는 젊은 연주자들이 대거내한 연주회를 갖는다는 사실이다.

에이버리 피셔 그랜트상을 수상한 바이올리니스트 김지연의 독주회가 19일 예술의 전당 음악당에서 예정되어 있고 이번 가을학기부터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의 교수로 임용된 피아니스트 김대진은 13일과 14일에 KBS교향악단과 협연한다. 김대진의 연주회에서 KBS교향악단을 지휘하는 사람은 미국 악단의 유망주 함신익이다. 홍콩 출신의 바이올리니스트 황수지도 27∼28일 열리는 KBS교향악단 연주회에 협연자로 나선다

지난해 난파음악상을 받아 또 한번 국내 매스컴의 조명을 받았던 김지연은 이미 미국과 일본 등지에서는 장영주, 미도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바이올리니스트로 손꼽힌다. 그는 13세 때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줄리아드 예비학교에서 도로시 딜레이 교수에게 사사했고 이듬해에 주빈 메타가 이끄는 뉴욕 필과 협연했다.

그는 1989년 줄리아드 음대 1학년 때

영 콘서트 아티스트 국제콩쿠르에서 우승했으며 동양인으로서는 요요마에 이어 두 번째로 에이버리 피셔 그랜트상을 수상했다. 또 1993년에는 백악관 초청 공연을 갖는 등 활약이 눈부시다.

현재 요요마, 엠마누엘 액스, 주빈 메타, 미도리 등이 속해 있는ICM사에 소속돼 전문 연주자로서 탄탄대로를 걷고 있으며 일본굴지의 음반사인 메논과 1996년12월까지 전속계약을 맺었다. 지금까지 펴낸 음반은 2종. 이번 무대에서는 스트라빈스키의 「이탈리아조곡」, 프랑크의 「소나타 가장조」, 차이코프스키의 「멜로디」등을 선보인다.

피아니스트 김대진은 서울대음대 재학 중

도미해 줄리아드 음대 및 대학원에서 학사,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1979년에 중앙일보 콩쿠르와 동아일보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했으며 1985년에는 클리블랜드에서 열린 카사드쉬 국제 피아노 콩쿠르도 석권했다.

1986년 미국 머킨스흘에서 뉴욕 데뷔를 마칠 그는 스위스 티보바가 국제음악제에서 독주회를 하고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와 3회에 걸쳐 협연했으며 프랑스 파드투 교향악단, KBS교향악단, 서울시향, 부천시향과 협연했다. 미국 맨하탄 음대 교수를 지냈으며 18회 난파음악상 수상자이기도 하다. 17월 13일. 14일에 예정된 연주회에서는 거쉰의 「피아노 협주곡 바장조」를 협연한다.

함신익은 1991년 12월 폴란드에서 개최된 피벨베르그 국제 지휘자 콩쿠르에서 은상을 수상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는 국내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미국 라이스대학과 이스트만 대학에서 지휘를 전공했다. 1992년KBS교향악단과 성공적인 한국데뷔 무대를 가진 그는 1993년에 에벌린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 역할을 맡았다.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니, 바르샤바 필하모니 등 유수한 오케스트라를 지휘했고 폴란드 6대 오케스트라를 6주 동안 지휘하는 기회도 가졌다. 폴란드 실례지만 오페라단과 러시아 크라스노야크 오케스트라의 수석 객원 지휘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바이올리니스트 황수지는 홍콩에서 태어나 1988년에 가장 권위있는 바이올린 콩쿠르의 하나인 영국의 카틀 플래시 국제 콩쿠르에서 1위 없는 2위를 차지했으며 이에 앞서 1987년 에후디 메뉴인 콩쿠르에서 3위로 입상했다.

6세부터 바이올린 활을 잡기 시작해 이듬해인 1978년 홍콩 음악 페스티발에서 1위에 입상하는 등 빠른 성장을 보인 그는 1982년에 줄리아드 예비학교에 입학해 도로시 딜레이 교수에게 3년간 배웠다. 그후 독일로 이주, 퀼른 음대 예비학교를 거쳐 현재는 뒤셀도르프 음대에서 로자 파인 교수를 사사하고 있다. 10월27일∼28일 공연에서는 KBS교향악단과 베토벤의 「바이올린 협주곡 라장조 작품 61」을 협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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