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 Style

다시 젊어지고도, 태어나고도 싶지 않다!

나이 칠십 줄을 들어선지도 어언간 5년이라는 세월이 지나갔다. 어느 시인의 묘비에 “내 그럴 줄 알았다”는 한탄을 적었다고 한다.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였다는 한탄과 그 맥을 같이한다.

덧 없는 인생을 덧 없다는 하지만, ‘그래도’ 하는 조금의 미련으로 인해 기대했던 과거 자신의 어리석음에 대한 가감 없는 한탄이렸다. 아는데도 불구하고 실천을 못하는 것이 또한 인간미가 아니겠는가? 그 또한 지나가는 것이 인생의 묘미로다.

필자는 철인의 피가 흘러서인지는 알 수 없지만, 젊어서부터 살고 싶은 생각을 추호도 가진 적이 없었다. 늙어서 알아도 신통찮을 인생 길을 어찌 생각도 미숙했던 그 시절에 도통한 사람처럼 인생에 대한 미련과 기대를 버렸던가 하는 자문에는 어이가 없었다. 그냥, 사는게 귀찮고 재미 없었을 뿐이다.

그런데 먼저 인생을 살다가신 알만한 선배분들께서도 두번 다시는 살고 싶지 않다고 설레질을 하는 것을 보면은 가치 있는 생을 살다간 사람들의 모순된 공통점이라는 생각이 든다.

인생이란 어쩌다 주어졌으니 한 번은 어떻게든 살만은 하지만 두번은 살고 싶지 않다거나, 할 수만 있다면 불확실한 세상에 태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어쩌면 너무나 치열하게 인생을 모르고 한 번은 몰라도 두번은 감당불능이라는 고백일 것이다.

허지만 시대가 많이 변했다. 그야말로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의료 강국, 복지 강국으로 살기 좋은 나라로 발전했다는 소리다. 쓰레기 통에서 어찌 장미를 기대하겠는가? 하는 소리를 듣던 한탄의 나라가 세계를 좌지우지하는 G7의 강국 반열을 맴돌고 있다는 사실이다.

아날로그적 시대에 살았던 노년의 생활과는 전혀 다른 디지털 백세 시대를 맞이해서 새술은 새 부대에 담는 새로운 기운으로 평생 청춘의 젊음을 만끽하는 세대로 살고 싶을 뿐이다.

♡도천 곽계달♡

ㅡㅡㅡㅡㅡ

“(삶을 돌아보는 사색의 시간)

소설가 박경리씨는 이렇게 말했다.

“다시 젊어지고 싶지 않다.

모진 세월 가고…

아아~~~ 편안하다.

늙어서 이렇게 편안한 것을.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홀가분하다.”

다음은 박완서씨가 썼던 글이다.

“나이가 드니 마음 놓고 고무줄 바지를 입을 수 있는 것처럼 나 편한 대로 헐렁하게 살 수 있어서 좋고, 하고 싶지 않은 것을 안 할 수 있어 좋다.

다시 젊어지고 싶지 않다.

하고 싶지 않은 것을 안 할 수 있는 자유가 얼마나 좋은데 젊음과 바꾸겠는가.

다시 태어나고 싶지 않다.

살아오면서 볼꼴, 못 볼꼴 충분히 봤다.

한번 본거 두번 보고 싶지 않다.

한겹 두겹 책임을 벗고 가벼워지는 느낌을 음미하면서 살아가고 싶다.

소설도 써지면 쓰겠지만 안 써져도 그만이다.”

두 분은 한국 문단을 대표하는 여류 소설가였다.

그러면서도 조용한 시골집에서 삶을 마감했다.

상선약수(上善若水)라는 말이 있다.

가장 아름다운 인생은 물처럼 사는 것(若水)이라는 뜻이다.

위의 두 분은 물처럼 살다 간 분이다.

흐르는 물처럼 남과 다투거나 경쟁하지 않는 부쟁(不爭)의 삶을 살았고, 만물을 길러주지만 공을 과시하려 하지 않는 상선약수(上善若水)의 삶을 살았다.

두 분의 삶이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 것은 자유이다. 흘러가는 강물처럼 부딪치는 모든 것들에서 배우고, 만나는 모든 것들과 소통하며 장강(長江)의 글을 쓰면서 그 글 속에서 인생과 사랑을 말했다.

말년의 두 분은 노년의 아름다움을 몸으로 보여 주었다. 후배들에게 이렇게 나이 먹어야 한다고 조용한 몸짓으로 표현했다.

박경리씨는 원주의 산골에서, 박완서씨는 구리의 시골 동네에서 노년의 침묵을 가르쳐 주었다.

천천히 걸어도 빨리 달려도 이땅에서의 주어진 시간은 오직 일생뿐이다. 더러는 짧게 살다가, 더러는 조금 길게 살다 떠나간다.” -신영길님-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