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계장 찬가!
필자는 대구 중앙통 출신이라, 어릴 적 먹는 기억이라고는 짜장면과 따로 국밥 밖에는 추억이 별로 없다.
아버지 손에 이끌려서 대구 중앙통 뒷골목에 있는 국일관인가에서, 대파와 사각으로 큼직하게 썰어 넣은 소고기를 만나는 즐거움은 천국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특별히 그 외 추억을 더듬노라면, 대구 부근에 있는 하양이라는 곳에 소 도축장이 있어, 생으로 소 골이나, 소 혓바닥이나 간천엽을 얻어 먹은 기억도 있다.
사실, 장례식장에 가는 이유도 따지고 보면, 걸직한 육계장 한 그릇 생각으로 달려가는 즐거운 이유도 부인할 수는 없다.
그런 필자에게 이제야 비로소 제대로 된 육계장 레시피를 만나는 것, 역시 인생이 아이러니칼하다 아니할 수가 없다.
참기름과 식용유, 대파와 양지머리, 고추가루로 적당히 불에 익히다가 물을 더해서 끓여주고, 삶은 토란대와 고사리와 버섯, 다진 마늘과 국간장을 넣고 끓이다가 마지막에 숙주와 후추를 더해서 마무리하는 복잡한 과정을 순서대로 거친다.
육계장의 걸죽하면서도 달달한 맛은 바로 이러한 제대로된 레시피와 어머니의 손맛 덕분이 아닌가 하는 감탄을 해 본다.
♡ 응재 곽계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