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 Style

가까이 하기에는 너무나 먼 부부관계?

참으로 어려운 것이 지속적인 부부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아닌가 여겨집니다. 아니 불가능하게 보이네요.

너무나 남여간의 가치 추구가 다르니, 애들을 키우기 위한 공동 노력 외에는 넘어야 할 현실의 벽이 너무 높아서 사랑타령이나 소통의 강요만으로는 도저히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느낌을 가집니다.

부부란 천생연분이 아니라 평생 원수라는 농담이 진리인 것 같습니다. 부부 간 서로 반면교사로 해서 평생 자신을 다져가며 자기 성숙과 자기성찰로 가져 간다면야 이상적인 부부관계라 하겠지만, 이 정도로 득도한 이상적인 부부가 과연 세상에 몇이나 되겠습니까?

그러니 나이 들어 늦게까지 부부관계를 좋게 유지하는 길은 좀비가 되는 외에는 달리 길이 보이지 않습니다. 세계적인 철학자들도 한결 같이 주장하는 것이 홀로 되어 사는 것을 권장하는 이유를 충분히 이해할 것 같습니다.

백세시대, 적어도 3번은 결혼해야 하는 시대적 배경으로 인해 이혼이 추세가 되는 것은 당연지사입니다. 이제는 부부 관계를 넘어서 같은 가치를 추구할 수 있는 사람끼리 함께 할 수 있다면 그거야 말로 부부 이상의 아름다운 관계를 새로이 형성할 수 있을겁니다.

♡도천 곽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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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가 우정으로 산다고?)

이혼율이 급격하게 증가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혼 할 경우, 당사자들이 입을 타격뿐 아니라 두고두고 다음 세대에 미칠 영향까지 생각하면 정말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그러나 이혼하지 않았어도 한 지붕 밑에 살아도 이미 마음이 남처럼 되어버린 정서적 이혼(emotional divorce)이 만연하고 있습니다.

결혼을 할 때 주위 사람들에게 보였던 그 밝고 화사한 웃음은 다 어디로 가고, 왜 등을 돌리고 살거나 험상궂은 얼굴로 반목과 투쟁을 일삼아야 하는 걸까요?

“결혼은 해도 후회, 하지 않아도 후회, 결혼은 사랑의 무덤“이라고도 하죠. 이런 말들은 결혼생활에 실패한 사람들이 자신의 실패를 변명하거나 책임전가하기 위해 지어낸 말일지 모릅니다. 또한 이 말은 제대로 살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처지에 위안으로 삼기 위해 붙들고 있는 말이기도 한데요. 제대로만 산다면 결혼은 결코 후회할 일도 아니고, 사랑의 무덤이 될 수도 없습니다.

“왜 결혼하느냐”고 물으면 대부분 사랑 때문에 결혼한다고 합니다. 결혼하기 전 상대방에게 홀딱 반했거나 눈이 멀었을 때 흔히들 ‘사랑에 빠졌다’고 하죠.

사랑에 빠졌을 때는 상대방을 바로 보지 못합니다. 상대방을 지나치게 비현실적으로 이상화시켜 지각하기 마련인데요. 하지만 이러한 사랑은 오래가지 못합니다.

한 조사에 의하면 고작 6개월, 길어도 3년을 넘기지 못한다고 하는데요. 프랑스의 심리학자 Loudin은 이혼이 급증하는 이유가 바로 이러한 비현실적 환상을 통해 부부관계를 맺게 한 로맨틱 러브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로맨틱 러브는 일시적 정서적 충동이지, 결코 진정한 사랑은 아닐 것입니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듯, 결혼 전 상대방에게 건 기대가 높을수록 후에 겪게 될 좌절 또한 깊은 법이니까요.

사랑에서 결혼하지만 여기서 그냥 머물면, 그 동안 보지 못했던 숱한 문제들이 고개를 들고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학교에서나 가정에서나 결혼한 후 겪게 될 문제에 대처할 기술을 가르치는 일은 극히 보기 힘듭니다.

혼수 준비에는 온 가족이 모여 머리를 맞대고 숙의해도, 아름답고 풍요한 부부의 삶을 가꾸어 나갈 기술을 배우거나 가르치는 일에는 지극히 소홀한데요. 두 사람이 만나 처음으로 망망대해로 떠나는데, 나침반 하나 준비해주지 않고 그냥 ‘우연’ 에 맡기고 떠나보내는 것과 같습니다.

사랑에 빠져 결혼한다고 하더라도, 여기서 머물지 말고 성숙한 사랑으로 가꾸어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것이 부부의 가장 주요한 발달과업일 테니까요.

성숙한 사랑을 가꾸어 나가려는 자세만 있으면 그야말로 결혼은 이 세상 그 어떤 것보다 기쁨으로 충만한 삶을 보장해 줄 것입니다.

성숙한 사랑은 어쩌면 단 시간에 느끼는 달콤한 사랑보다는, 우정에 가까운 기나긴 배려와 인내일지 모릅니다.

성숙한 사랑을 하려면 먼저 상대방을 배려하려는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배려란 나보다 상대방의 안녕과 복지를 먼저 생각하는 마음입니다.

성숙한 사랑을 하려면 상대방을 존중할 줄 알아야 하는데요. 존중을 뜻하는 영어 ‘respect’는 희랍어 ‘보다‘에서 나왔습니다.

상대방을 존중한다면 상대방의 좋은 점과 강점, 나아가 경탄할만한 점을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상대방이 나에게 원하고 기대하는 것까지 볼 수 있습니다.

성숙한 사랑을 하려면 지식을 발달시켜야 하는데요. 상대방의 욕구와 가치와 감정을 알 수 있을 때, 상대방에 대한 이해가 증진됩니다.

성숙한 사랑을 하는 사람은 상대방이 하는 말 뿐 아니라 그 속에 숨겨져 있는 감정까지 듣습니다. 성숙한 사랑을 하려면 무엇보다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발달 시켜야 합니다.

사랑이란 나눔이요, 나눔은 바로 커뮤니케이션입니다. 나를 드러내고 상대방이 자신을 드러낼 때, 우리는 우리 자신의 신비를 함께 나눌 수 있는 것입니다. 커뮤니케이션이란 그야말로 사랑이 머물고 꽃필 수 있는 비결인 것이죠.

결혼이란 부부가 함께 자아실현으로 나아가는 여정입니다. 이러한 여정은 사랑만으로 충분합니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사랑은 성숙한 사랑입니다. 우리가 몸을 가꾸는 노력의 몇 분의 일이라도 성숙한 사랑을 가꾸는 데 바친다면, 우리의 가정은 참으로 아름답고 풍요한 정원이 될 것입니다.” -신영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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