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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을 쓴다는 것!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잡업 중에 하나가 장편소설 쓰는게 아닌가 여겨지고 있는데 그 작업을 하시네요. 존경스럽기도 하지만 동정도 갑니다.

더군다나 경험에서 창작이 나오는 것이 아닌 순수 창작 활동이라니 더 더욱 동정이 갑니다. 등장 인물들과 사건들의 연속성과 우연성을 치밀하게 준비하야 할 건데, 어쨌든 무척 존경스럽네요.

언젠가 도스토엽스키가 카라마조프형제를 기획하면서 써 놓은 메모지를 보고 적이 놀란 적도 있었습니다. 장편소설가는 뇌가 세개는 있어야겠습니다. 나의 버킷리스트의 목록이기도 하고요.

“Kae Dal Kwack님, 저 역시 한 편의 장편소설을 쓰기 전에 무수히 갈아 엎은 기획서들이 있답니다.

소설보다 기획서 쓰는 게 더 힘들었던 것 같아요.

[검은 모래]의 경우 기획서가 A4용지로 34매가 되었거든요.^^” -구소은님-

그렇지요? 치밀한 상상력과 창의력이 좋은 기획서를 탄생시키겠네요? 지루하고 고된 작업입니다.

오늘 다시 위에 포스팅하신 글을 읽게 되었네요. 참으로 신선한 내용이란 사실을 거듭 확인하게 되어 기쁩니다. 필자의 편견을 여지없이 깨게한 깊은 사유의 글입니다.

지금까지 모든 것이 ‘나’라는 고유의 콘텐츠에서 나오는 것이고, 그 콘텐츠는 나만 겪는 특별한 경험에서 나오는 것이라는 확신으로 지내왔는데 드라마는 드라마를 위한 창작된 이야기(각본) 일뿐(문학이 아니라 창작 예술인 문예라는 의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내용이 매우 신선한 새 바람으로 다가 왔습니다.

새로운 세계를 열어가는 님의 행보에

박수를 보내고 성원합니다.

아래에 님이 포스팅한 주요

내용을 발췌해서 올려봅니다.

아래:

“나는 내가 경험하지 못한 걸 온 몸과 지식을 동원하여 쓴다. 몸이 진저리치게 아프도록, 머리가 꽉차서 불덩이가 되도록. 그리하여 나는 내 글을 통해 세상을 경험한다.

진흙에서 피어나는 연꽃에게만 숭고한 고통이 있는 건 아니다. 온실에서 피어나는 장미도 제 몸에 온통 가시를 돋게 한 이유가 있다. 제 가시를 스스로 핥아 붉어진 혓바닥 같은 장미를 나는 사랑한다!”

♡도천 곽계달♡

ㅡㅡㅡㅡㅡ

“어떤 이가 말한다. 당신은 온실에서 자라서 진짜 고통을 모른다고. 진짜 고통을 모르면서 소설을 쓰는 건 가짜라고. 북풍한설 몰아치는 황무지에서 가난으로 주린 배를 움켜쥐며 써야 진짜 소설이란 소리는 설마 아니겠지.

그는 고통의 의미를 모르는 사람이다.

고통도 종류가 얼마나 많은지, 사랑은 또 얼마나 종류가 많은지, 모르는 사람이다. 천 명에게 천 가지 사랑이 있고, 만 명에게 만 가지 고통이 있으며, 일억 명에겐 일억 가지의 죽음이 있다.

경험을 쓰는 건 누구라도 할 수 있다.

그건 소설이 아니라 차라리 자서전이다.

그런 글을 쓰기란 내겐 너무 쉽다.

뭇사람들이 이런 말을 한다.

소설은 누구나 쓸 수 있다.

그러나 소설가는 아무나 될 수 없다고.

나는 심해 어류처럼 아주 긴 호흡이 필요한 장편소설가다. 나는 전업소설가다. 말하자면 죽기 살기로 글을 쓴다는 거다. 소설가에게 진짜 필요한 건 경험도 가난도 시간도 아니다.

슬픔과 비애로 빚어진 달콤한 고독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어도 느끼는 지독한 외로움

글을 쓰지 않을 때 찾아드는 참을 수 없는 두려움

이런 것들이 필요하며 나는 이것들을 가졌다.

소설은 누구라도 익히 아는 일을 마치 처음 있는 일처럼 새롭게 탄생시키는 영특하고도 순수한 창작이며 예술이다. 그러므로 문학이 아니라 문예이다.

나는 내가 경험하지 못한 걸 온 몸과 지식을 동원하여 쓴다. 몸이 진저리치게 아프도록, 머리가 꽉차서 불덩이가 되도록. 그리하여 나는 내 글을 통해 세상을 경험한다.

경험에도 종류가 여럿 있다는 걸 그 사람은 알아야 한다. 예외가 하나 있다. 소설 속에 내 경험 일부를 녹여넣은 것은 [종이비행기]가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것이다.

진흙에서 피어나는 연꽃에게만 숭고한 고통이 있는 건 아니다. 온실에서 피어나는 장미도 제 몸에 온통 가시를 돋게 한 이유가 있다. 제 가시를 스스로 핥아 붉어진 혓바닥 같은 장미를 나는 사랑한다!”

-구소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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