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 단지 침묵할 뿐이다!
파스칼은 신의 존재를 믿는 것이 믿지 않는 것보다 장사를 잘한 것이라 했다. 신이 존재한다고 하고 믿을 때, 만약 신이 있으면 로또가 되어서 구원을 받고, 신이 없다해도 성실하게 살아온 경륜 자체가 복이라 하니 결코 믿지는 장사는 아닌 셈이다.
반면에 신이 없다하고 믿지 않는다면 재수 없게 신이 존재하게 된다하면 신을 거역한 죄인 신성 모독죄에 걸려서 필히 지옥에 떨어질 것이고 재수 좋게 신이 없다 해도 결코 그의 인생에 로또는 커녕 스스로 교만의 함정에 빠진, 결코 바람직한 인간상은 아닐 것이다. 그런즉 파스칼은 말년에 철학자와 수학자 다운 면모로 성공하는 장사를 계산해 신을 믿기를 권고했다.
필자도 파스칼의 장사 이론을 접하지 않은 때에 같은 맥락으로 신으로 인해 성공하는 장사에 대한 노트를 남긴 적이 있었다. 그러나 다른 한 편으로 생각해 보면, 파스칼의 주장에도 어폐가 있음을 반견할 수있는 것은, 만약 신이 있다고 했는데 신이 없다면 없는 것을 있다고 했으니 엄연히 그것은 진실을 왜곡한 것이고 거짓을 진실이라 주장한 결과다. 진실을 왜곡하는 죄야말로 진실로 그 잘못이 크다 하겠다.
중세시대 천동설과 지동설의 갈림길에서 갈릴레오는 교황청의 천동설에 맞서는 지동설을 주장했지만 결국은 교황청의 권력에 굴복하게 된다. 그는 법정을 떠나면서 “그래도 지구는 돈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지만, 문제의 핵심은 그 판결이 그르다 할지라도 판결에 상관없이 지구는 태양 주위를 무심하게 돈다는 진실이 아니겠는가?
그러나 한편으로는 갈릴레오가 진실을 주장했다고 해서 자연의 운행에 어떤 도움이나 영향도 끼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진실은 진실일 뿐 인간이 주장하는 진실로 인해서 변할 것은 전혀 없었다는 사실이다. 진실은 스스로 주장할 뿐 인간의 주장과는 전혀 상관없이 존재한다. 이러한 사실은 진실은 인간에게 무심한 존재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겠다.
진실이 인간에게 무심하다면, 진리인 신도 인간에게는 무심한 존재일 것이 아니겠는가? 인간이 열과 성의를 다해서 신의 존재 유무를 따지며 신의 존재에 입각해서 믿음을 주장한다 할지라도 무심한 신은 인간의 진실 투쟁에 호불호를 따지지 않을 것이다. 그야말로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인 것이다.
지구의 종말은 인간의 종말을 의미할 것이지만, 그러나 인간의 종말이라 할지라도 지구의 종말은 결코 아닐 것이다. “신이 있다 없다”하는 논쟁도 지극히 인간 중심의 로망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분명한 것은 신은 존재하든 안 하든 간에
신은 결코 말이 없다는 진실이다.
♡도천 곽계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