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세계와 꿈의 세계
요즘, 가상세계가 최대의 관심을 끌고 있는 반면, 꿈의 세계는 상대적으로 주목을 끌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가상세계는 인위적인 조작과 컴퓨터 제어로 현실세계와의 경계의 벽을 없애고, 디지털트윈을 실현하여 결국은 실질적인 현실세계의 확장을 가능하게 되었지만, 반면에 꿈의 세계는 현실세계와의 접목이 불가하기에 그 고유의 세계를 여전히 고집스럽게 지켜가고 있다는 재미있는 사실이다.
세계는 모든 것이 디지털 세계에 적응하고 변하는데, 유독 꿈만이 그 고유의 영역을 변함 없이 지키고 있다는 사실, 어떤 면에서는 인간이 정복할 수 없는 유일한 세계라는 의미에서 경외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필자는 꿈에 대해서는 특별한 관심을 가진 적은 없었지만,
아주 가끔은 필자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꼼짝달싹할 수 없는 당황스러운 구속된 상황에 처하게 된다는 사실, 소위 꿈 속에서 극히 공포스러운 분위기에서 헤어나지 못한 채, 가위에 눌린 적이 있었다.
꿈이란, 현대과학이 해결하지 못하는 무의식 세계(혹은, 뇌에 남아 있는 기억의 잔상으로 인한 현상 세계)와 관련된 것이라는 사실만 가지고도 필자의 관심을 끄는 사항이지만, 과연, 꿈이 현실세계와는 어떤 연관성을 가지고 일어나는가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인간이 새로이 도전하고 개척해야할 신세계가 아닌가 여겨지기도 한다.
필자는 직업이 직업인지라, 가위 눌리는 상황의 대부분은
수업준비를 하지 못한 채, 수업에 임해야하는 난처한 상황이나, 시험 준비를 못한 채, 시험장에서 문제를 풀어야하는 곤혹한 상황, 여행지에서 머무는 숙소의 주소나 위치파악을 예상하지 못한 채, 대안없이 도시를 헤매어야 하는 상황에 처하는 경우들이었다.
아주 오랜만에, 어제는 경주에서 머무는 숙소를 찾지 못한 채, 새하얗게 도배된 도시의 한 곳을 헤매는 상황 속에서 애기를 안고 있는 어느 아주머니에게 숙소의 위치를 가늠하느라, 다보탑이 어디에 있는지를 물어보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을 연출하다 눈을 뜨고 무사히 현실에 안도 했다는 것 아닌가?
아마도 어제 저녁 늦게, 넷플릭스에서 스파이(Spy: 60년대 이스라엘과 시리아 사이에 위치한 골란고원을 사이에 두고 벌어지는 긴장상황을 그린 영화)라는 TV 연속극에 심취한 덕분에 경험한 2차 경험이 아니었나 여겨진다.
어쨌든, 가위 눌린 덕분에 가상현실과는 차원이 다른,
꿈의 세계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깊이 연구해야할 때가
아닌가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도천 곽계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