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가지가 길어 슬픈 인생이여!
산다는 게 과연 무엇인지?
인생 길이란 게 과연 무엇인지?
무엇이 우리를 이다지도
고독하게 살게 하는 건지?
무엇이 우리를 이다지도
고되게 하는 건지?
무엇이 우리를 이다지도
바쁜 인생으로 휘몰아 치는지?
이제는 우리 각 자가 잠잠히 앉아,
슬픈 감정도 표현하고, 눈물도 흘려주는
소중한 시간을 가져야 겠다.
우리 모두가 목이 길어서
슬픈 인생이기 때문이다.
“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짐승이여
/언제나 점잖은 편 말이 없구나
/관(冠)이 향기로운 너는
/무척 높은 족속이었나보다
/물속의 제 그림자를 들여다 보고
/잃었던 전설을 생각해 내곤
/어찌할 수 없는 향수에
/슬픈 모가질 하고 먼 데 산을 바라본다”
– 노천명, 사슴 –
♡ 응재 곽계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