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세의 살인을 논한다!
구약에서의 정의의 기준은 십계명이다.
그곳에는 “살인을 하지 말라”는 계명이 있다.
출애급기에는 애급 왕자의 자리에 있었던 모세는 그의 동족인 이스라엘인을 핍박하는 애급인을 살인하는 장면이 나온다. 어느 목사께서 이 대목을 인용하면서, 모세는 심각한 잘못을 저질렀다고 단정적으로 설교했다. 그는 살인을 했고, 살인은 하나님의 뜻에 반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과연, 모세는 살인했음으로, 하나님 보시기에 큰 죄를 지었다는 일반적인 주장이 당연하다는 생각이 타당한 것인가? 그렇다고 필자도 살인 자체를 놓고 옳고 그른 것을 따지는 것은 아니다. 당연히 살인하는 것은 나쁘다는 것 쯤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만약 살인이 나쁘다라는 관점으로 보았을 때, 다윗이 골리앗을 살인했고, 삼손이 살인한 사람들의 수는 셀 수도 없지 않은가? 오히려 하나님은 씨도 남기지 말고 살인하라는 명령을 어긴 사울왕에게 모든 것을 걷우어 가셨지 않은가? 그 외에도 구약이야 말로 살인의 역사라고 해도 조금도 반박할 거리가 없을 정도로 살인이 허용되었지 않았던가?
오늘의 주제는 과연 모세는 그의 어처구니 없는 살인 행위로 인해, 하나님 보시기에 죄를 진 사람으로 치부되어야 하는가? 하는 것이고, 필자는 이에 대해서 강하게 부인하고자 하는 자리에 서 있음을 언급하고자 한다. 만약 모세가 당시 살인을 하지 않았다면, 그의 주도로 출애급해야 하는 성서적 역할에서 심각한 오류가 발생했을 것이다.
물론 하나님은 불가능이 없으시니까, 모세를 이용한 다른 여러 방법으로 출애급을 강행 하셨겠지만, 어쨌든지 간에 모세는 살인으로 인해서 하루 아침에 왕자의 자리에서 살인자로서의 급격한 신분 변화를 겪어야 했고, 그는 광야에서 하나님의 사람으로 거듭나는 혹독한 과정을 겪어야 했다.
그는 결국, 하나님의 온전한 사명자로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으며, 다시 애급의 왕인 파라오 앞에 서게 되었지만, 그는 결코 살인자로서의 설명이나 정죄는 성경 어느 곳에서도 두 번 다시 언급 된 곳은 없다.
물론 40년 간의 긴 기간이 살인 죄의 시효가 끝났을 수도 있겠지만, 그 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모세의 살인은 살인 그 자체의 중요함 보다는, 하나님의 모세에게 예정된 소명을 감당하게 하기 위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계획된 사건이라는 것이다. 모세의 살인은 모세를 세상인 애급에서 우선 끌어내어, 하나님 주권이 강하게 지배하는 광야로 이끌기 위한 하나님의 강권이라는 이야기다.
이는 마치 예수가 마귀에게 시험 받기 전에 천사에 이끌려 광야로 나아가서 40일 간의 금식을 경험하게 하는 경우와 유사하다고 하겠다. 하나님의 사람에게는 항상 사명을 감당해야 하는 시험 앞에는 이러한 혹독한 시련을 통한 준비 기간을 가지게 되어 있다. 모세에게는 이후에 파라오와의 지루하고 긴박한 대치를 끝내고, 출애급 이후 40년 간의 광야 시험을 거치게 되었다.
그의 살인은 비단 십계명의 관점으로 보기도 해야 하겠지만, 그 넘어에서는 살인을 통한 하나님의 위대한 뜻과 계획이 있음도 동시에 볼 수 있는 큰 안목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하나님의 사람은 세상의 모든 사건을 통해서 하나님의 일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구약에서는 이렇게 십계명이 있었음에도 하나님 사람은 살인이 용납(?) 되었다 할지라도, 예수의 출연 이후, 신약에 와서는 오히려 살인은 절대적으로 금기시 되었다는 것은 매우 역설적으로 보인다.
예수가 유다로 인해서 제사장 군인에게 체포 되는 순간, 노한 베드로가 칼로 그의 귀를 잘랐을 때에, “칼은 칼로 망한다”고 꾸짖으시는 말씀이나, 아니면 예수님을 비롯한 모든 제자들이 어느 누구도 완력이나 변명이나 저항을 하는 대신, 목숨까지도 아무런 조건 없이 적에게 내어 놓았다는 사실이 이를 잘 이야기 해 주고 있다고 하겠다.
겸손과 사명이 살인보다 더 중요하다. 사망은 한순간에 와서 가지만, 겸손과 온유와 사랑과 사명은 영원하기 때문이다. 성경은 영이신 하나님에 대한 이야기이고, 하늘의 영적 언어다. 모세의 살인의 이야기는 애급의 왕자로서 영화를 누려온 모세 자신의 이야기이고, 애급 군인을 살인했다는 의미는 세속적인 에급문명에 물들었던 모세 자신을 살인하고 하늘 나라 자식으로, 어둠에서 빛으로, 사망에서 생명으로 거듭났다는 상징적(?) 이야기를 묘사했다고 본다.
♡ 안응 곽계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