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은 가볍게 핫 쇼콜라로 한 잔!
어제 불금을 제대로 보내지 못 하고 후회하면서,
느지막이 잠자리에 들어서인지, 오늘 토요일 아침은 특별하다.
아침 일찍이 교정의 테니스장에는 추운 날씨 때문인지, 인적은 없고, 대신 바로 옆에 위치한 인조 잔디 운동장에는 축구 동우회끼리 벌이는 라이벌전으로 열기가 뜨겁기 만하다. 하릴 없이 운동장을 배회하다가, 맘을 고쳐먹고, 서촌마을 빵가게에 들러서 오랜만에 한가한 시간을 가지기로 작정하고, 교정을 나섰다.
평소와 같이 아침도 걸렀으니, 가벼운 브런치를 할 수 있는 가게를 상상하면서 천천히 동정을 살피면서 걸었다. 햇볕이 잘 드는 경복궁 역 앞 시장 입구에 있는 빠리 바게트와 평소에 자주 들리는 건너 편 버스 정류장 부근에 있는 스타박스와 부근에 새로 생긴 발효시킨 빵집 등이 잠시 뇌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그러다, 통인 시장을 지나면서 새로 생긴 빵가게의 간판이 눈에 띄고, 가게 안에는 열심히 밀가루 반죽의 떡을 떼는 제빵사들의 바쁜 모습에 자연스레 발길을 옮기게 된다. 앙꼬 빵과 꽈배기 도넛과 소시지가 든 튀김 빵을 들고 바나나 딸기우유를 곁들여서 카운터 앞에 서니, 막 구운 식빵 덩어리가 김을 내고 유혹을 해서, 그것까지 욕심으로 봉지에 담았다.
그래서 배고 풀 때에는 슈퍼에 가지 말라고 하지 않았던가?
가볍게 산보하려, 손에 들 것을 사지 않으려 그렇게 다짐 했건만, 혹시나가 역시나로 변했다. 인간의 안목의 정욕은 오늘도 따끈한 식빵 덩어리에서 그 탐욕의 무거운 죄를 범하게 되었노라. “오, 주~~~녀! @ @ @
차운 아침 공기지만, 햇볕이 가득 넘치는 서촌 보도 위를 걸으면서, 방금 산 빵을 봉지에서 꺼내어 입에 한 입 담고, 천천히 방금 구운 밀가루 엑기스를 음미하듯 하면서 지나치는 주말의 행인들을 바라본다.
갑자기 ‘핫 쵸콜라’라고 쓰인 입간판을 만난다.
아니 평소에는 그렇게 보이지도 않았던 조그마한 수제 초콜릿 전문 가게인 ‘샤토 쵸콜라트’를 어째 오늘 따라 이렇게 입맛을 당기는가? 하고, 가게의 문을 들어선다. 주인아주머니가 바쁜 손을 놓고, 주문을 받는 솜씨가 마치 가정에 초대한 주인 마냥 꾸밈이 없이 소박하다.
1 인 창업한 기업처럼 창의롭고 기발 난 아이디어를 많이 갖고 있는 듯한 신선함을 느끼게 한다. 때 묻지 않는 신선한 느낌은, 아마도 일반 프랜차이즈 카페의 의식 없는 일률적인 서비스에 식상한 탓이라는 결론을 내려 본다. 추천한 모카 쵸콜라를 마시면서 식탁 앞에 꾸며 놓은 연말 크리스마스 컨셉의 가게 모습을 찍어 올려 보았다.
좋은 토요일 입니다.
♡ 응재 곽계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