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배반할 수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 난 것!
[(사랑과 믿음)
자기 나 사랑해? 사랑하고말고. 그걸 어떻게 믿어?
여기 자물통에 우리 이름 봤지? 열쇠는 저 호수 깊이 던질게.
절대로 헤어지지 않아. 좋아 자기야 우린 이젠 하나야!
아~ 연인들이여, 얼마나 불안했으면 그렇게들 몸부림 치고 있는가.
얼마나 믿고 싶었으면 또 그렇게까지 하고 있는가.
연인들은 자물통에 두 사람의 이름을 새깁니다. 쇠줄에 그 자물통을
걸어 잠그고는 열쇠를 호수 깊은 곳이나 천 길 낭떠러지에 버립니다.
열쇠를 찾아 자물통을 열기 전까지는 헤어지지 않는다고 믿고 싶은
것이지요. 그 심리 속에는 분명 헤어짐에 대한 불안감이 있는 것
입니다. 이 불안감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요.] -석송강 스님-
재미있는 사랑 이야기 잘 보았습니다.
인간이란 처음에는 연인의 사랑의 감정으로 살다가 나중에는
사랑이 아니라 친구의 정(情)으로 살고, 결국엔 불쌍해서
거두어 주는 마음으로 산다고 합니다.
결국 인간의 에로스적 사랑은 각자의 에고에 기반을 두기에
근본적으로 천박한 거지요. 어떤 면에서 인간적 사랑만큼
구차한 것이 없는 것 같습니다. 인간은 근본적으로 스스로
남을 위해서 희생하는 생활을 할 수 없는 존재라고 합디다.
인간의 사랑은 모두가 머리에서 생각하는 대로 생리적(生理的)
으로 분비(分泌)되는 호르몬에 의해서 결정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지요. 사랑의 감정도 길어야 3년이랍니다. 이에 대한 증명은
멀리 가지 않아도 사랑 때문에 생기는 지저분한 이야기는 한국
드라마 연속극을 보면 쉽게 경험할 수 있겠지요.
사랑은 배반할 수밖에 없는 기구한 운명을 타고 난 것이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도 욕심으로 묶어두려니 무리수를 두는
겁니다.
사랑을 열쇠로 잠구어 둔다니!
허긴 옛날 십자군 원정 갈 때 남정네들이 사랑하는 부인에게
정조대(貞操帶)까지 동원했으니, 알만 하지요.
아마 정조대가 사랑을 묶어 두는 열쇠의 원조격입니다!
[아주 멋지게 풀어 주셨습니다. 소유하고 싶다는 원초적 욕망도
함께 작용하고 있다고 봐야 하겠습니다.]
사랑은 신비한 존재입니다.
마치 죽을 줄 알면서 이어 가는 우리들의 삶과 같은 것입니다.
깨어질 줄 알면서도 생명을 걸고 집착하는 것이 사랑의 신비한
것이지요. 인생의 분열과 균열의 틈 사이에서 비집고 들어와서
인류가 시작된 이래, 인간들과 함께 동고동락(同苦同樂)하면서
생존한 존재이기 때문 입니다.
광야와 같은 삶의 너무 맛없는 보리 흑빵과 같은 곳에 버터와
신선한 과일 잼과 같은 사랑은 누구도 마다할 수 없는 마력의
힘을 발휘하는 것이겠지요.
어차피 속고 사는 거짓말 같은 이 인생, 깨어지는 것이 무슨
큰 대수냐? 하면서 우리는 사랑의 가설무대(假設舞臺)에
서기를 거절하지 않는 거지요. 사랑이 없는 우리의 인생살이는
앙꼬 없는 찐빵이지요! 덕분에 사랑의 매력을 토해 봅니다.
사랑은 배반할 수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 난 것,
정(情)으로라도 묶지 말고 고이 보내주면 어떨까?
[사랑에 대한 대서사시를 읊어 주셨습니다. 제가 오늘 제시
했던 것은 “불안감은 어디에서 올까?” 이었는데, 아마도
그것보다는 사랑이 더 매력이 있는 주제인가 봅니다.
너무 고맙습니다. 편안한 밤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