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이치 만큼, 하나님의 손길을 본다!
‘인생은 뜬구름이 잠시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것’이라 했다.
벌써 한 해도 멀찌감치 비껴 서서 새 해를 곁 눈질 하는 것 같이, 이 해도 그 왕성했던 기운을 모두 다 소진한 것 같다. 마치 하루의 끝이 자정이 아니라, 새벽 3시인 것처럼 한 해의 마지막도 크리스마스를 전후해서 12월 중순인가 보다.
새벽 3시에 하루의 기온이 가장 추운 것 같이 일년의 가장 강한 음기가 이때에 일어나서, 한 해를 넘기지 못 하고 생을 마감하는 노인 어른들이 많은 것 아닌가? 괜한 짐작을 해본다.
세상 경제가 어렵다고 하는 가운데에도, 송년회 모임을 위한 식당 자리 예약이 어려울 정도로 연말 모임이 인파로 북적 되고 있는 것은 또한 무슨 연고 인고? 아마도 시간이 많은 백수 시대, 백세 시대에 나타나는 기이한 현상은 아닌가 하는 괜한 노파심을 가져 본다.
어제는 한국장학회 멘토/멘티 모임을 강원도 홍천에 있는 지기 별장에서 하기로 약속을 했는데, 참석률이 저조해서 취소 되는 바람에 얼떨결에 이끌려서 신촌에 있는 신촌 탁구장, 고등학교 동기 송별회에 붙잡혀 왔다. 왕년에 잘 나갔던 고등학교 동기들이 대거 부부동반해서 자리를 빛냈다.
고등학교 재학 시절 ‘매직스’라는 밴드를 결성해서 활약한 동아리가 이제는 반백이 되어서 그 옛날 흘러 간 노래들을 갈채 속에 연주를 하고 있는 장면이다. 그 때의 선지자들이 오늘 다 모였으니, 공연장 열기와 끼가 넘치지 않았겠는가 마는, 어째 옛날의 신선했던 곱삐리의 참신함은 보이지 않는구나.
주말 마다 경복 동문회 밴드부에 참석하는 친구들도 대거 합세를 해서 섹스폰으로 재즈를 연주를 했다. 탁구를 좋아하는 동문들을 위해서 사저를 흔쾌히 털어 급기야는 신촌 탁구장을 경영하게 된 김용순 동문이 이 모임을 결성해서 벌써 2회 째 공연 잔치가 되었다.
60 중반에 다다른 동기들은 각자가 제 나름대로는 취미들을 개발해서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누구는 등산으로 누구는 악기로 누구는 국선도에 심취해서 인생 후반기를 낭비하지 않고 열심히 나름대로의 몰입을 통해서 인생의 탑을 세워 가고 있는가 보다.
필자도 테니스와 영성에 몰입하면서 인생의 묘미를 잘 이끌어 내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내가 장차 무엇이 되어 누구를 만날지는 몰라도, 영혼이 흘러 가는 그 끄터머리에 도달할 거대한 바다를 그려 본다. 그 분의 품에 안길 때에, 어깨를 토닥이면서 “내 아들아, 수고 했다”는 이 한 마디는 들어야 할 것 아닌가?
어차피 이 땅에서는 여한없이 잘 살아 보았지 않았는가?
이제 장차 되어 질 세계에 집중해야 할 것만 남아 있다.
그것이 어떤 세상인지는 필자의 결정 소관이 아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것은 보이지 않는 거대한 존재라는 것에 대해서 만은 추호의 의심도 반감도 없다.
그는 자연의 이치 만큼이나 공의로우셔서, 자연에 순응하려는 의도가 있고 이를 따르는 만큼, 보응되는 세계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지 않겠는가? 그가 누구이고, 또 어떤 모양을 하고 있는지는 추호도 관심이 없다. 필자의 그릇 만큼, 그분도 같은 분량과 진솔한 모습으로 필자에게로 다가 오실 것을 믿는다.
“네 손이 수고한 만큼 축복을 주신다”는 시편 148편의 말씀을 믿는다.
어제 하루를 일찌기 마감하고, 다시 새 아침을 맞이한다.
마지막 이 한 해를 보낼 때 까지는 한 시도 방심하지 말고,
고이 즈려 밟게 하여, 살며시 보내어야 하리라.
새 해는 또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 올까?
기대가 되는 한 해다.
♡ 안응 곽계달 ♡